하나금융지주 "KDB생명에 비구속적 투자의향서 제출"
하나금융지주 "KDB생명에 비구속적 투자의향서 제출"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7.1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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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어...사실 확정되면 재공시"

하나금융지주는 10일 공시를 통해 지난 7일 KDB 생명에 대한 비구속적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투자의향서는 투자대상기업에 대해 투자의향이 있는 경우 본격적인 계약에 앞서 투자희망금액과 주당 인수 가액, 경영참여 여부, 투자 방법 등을 기재해 투자대상기업에 대한 투자 의지를 보여주는 서류다.

이번 투자의향서 제출에 대해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단순한 관심의 표명일 뿐 실제 구속력이 있는(인수를 해야 하는) 효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공시를 통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향후 구체적인 사실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덧붙이며 인수전 참여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하지만 투자시장에서는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비은행 경쟁력 확보가 하나금융지주가 풀어야 할 주요 숙제인 상황에서 함영주 회장 역시 M&A(인수합병)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함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보험과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하나금융지주가 체급을 키우기 위해서는 카드나 자산운용보다는 규모가 큰 보험사 인수를 우선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이렇다 보니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 입찰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상황에서도 공시를 통해 인수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은 향후 치열한 가격 협상에서 수요자 우위에 서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M&A는 사는 쪽이나 파는 쪽이나 공공연하게 알려지면 가격 협상에서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매각 당사자는 물론 인수 당사자도 대체로 극도로 보안 속에서 추진한다"며 "하나금융지주가 '비구속적'이라는 표현을 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