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갈수록 '암울'…대출 잔액 3개분기째 증가세
자영업자 갈수록 '암울'…대출 잔액 3개분기째 증가세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06.26 13: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체율 8년 만에 최고…양경숙 "금융지원 대규모 부실 현실화"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자영업자의 전 금융권 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연체율도 8년 만에 최고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올해 들어서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6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1분기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4분기보다 1.3%(13조8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1014조2000억원을 시작으로 △4분기 1019조9000억원 △올해 1분기 1033조7000억원 등 3개 분기 연속 증가세다.

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연체율 역시 상승세다.

1분기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 금융권 연체율은 1.00%로 직전 분기보다 0.35%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0.76%)보다 높고 2015년 1분기(1.13%)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저소득과 중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전체 연체율(1.0%)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30%의 저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6%로 직전분기 대비 0.4%p 올랐으며, 소득 30~70%의 중소득 자영업자도 같은 기간보다 0.5%p 오른 1.8%로 집계됐다.

연체율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전체 자영업자의 대출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123조원을 기록하면서 전 분기 대비 3조1000억원 증가했다. 또 고소득과 중소득 자영업자 역시 같은 기간보다 각각 9조7000억원, 1조2000억원 늘어난 723조6000억원, 187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 역시 737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2.4% 증가했다. 또 이들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2000만원으로 집계됐으며, 대출 금리가 0.25%p 오를 경우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이자와 1인당 평균 연이자 역시 각각 1조3000억원, 74만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9월말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이 종료돼 자영업자들의 원금상환이 시작되면 대규모 부실이 현실화되고 이는 경제 전반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며 “정부와 금융권은 만기 연장 등의 금융 지원을 통해 선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