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 경기 호황에 따라 건설사간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치열했던 가운데 건설 경기가 악화되기 시작했던 작년부터 여러 곳의 건설사가 공동 시공하는 ‘컨소시엄 형태’의 수주가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1군 건설사간 컨소시엄 아파트는 컨소시엄을 구성한 기업간의 시공 능력을 보완 및 발전할 수 있는 데다가 특화 설계 및 브랜드 가치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주민들의 니즈를 반영했다고 풀이된다. 특히, 브랜드 파워가 중요한 지방에서는 1군 건설사의 브랜드가 들어가는 것만으로 아파트 가격이 훌쩍 상승하는 등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도 중요하다.
또한, 최근 건설사들이 7월 예정된 서울시 조례 개정에 따라 서울 내 알짜 정비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한 몫 한다. 이에 따라, 적정 수준의 공사비 제시를 통한 지방 내 랜드마크 건설이 어렵다면 시공사는 입찰에 나서지 않기에 유찰이 빈번해졌고, 컨소시엄을 구성해서라도 사업을 추진하려는 조합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초 선정된 울산 중구 B-04(북정·교동) 구역 재개발 사업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하반기 1조 5,000억 규모의 최대어로 꼽히던 B-04 재개발 사업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관심 속에 업계 탑들이 15년 만에 맞붙는 현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됐다.
그러나 두 건설사 모두 단독 입찰은 부담스럽다며 수차례 유찰이 되었고 조합 측은 기존의 단독수주 조건을 포기하고 컨소시엄 구성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건설사에 전하며 사업이 진행될 수 있었다.
컨소시엄 수주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주민들이 컨소시엄을 결정함에 있어서 가장 크게 주저하는 부분은 단독 브랜드 미사용에 따라 인근 시세보다 낮다는 점인데 컨소시엄으로 분양 및 준공된 단지 사례를 통하여 우려가 불식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2007~2008년 준공된 엘·리·트, ‘엘스·리센츠·트리지움’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재건축) 단지는 준공 15년 만에 시세가 분양가(6억 5000만원) 대비 3배 이상 훌쩍 뛰는 등 서울 송파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매김했다. 흔히 컨소시엄 단지는 1,000세대 이상의 대단지를 대상으로 구성되는 만큼 각 지역의 시세를 이끄는 리딩 단지이거나 리딩 단지와 비슷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1군 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의 성공은 건설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게 당연하다”면서 “건설사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 및 원자재값 폭등 등 건설경기가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악화인 경우 자재 공급 불안 등을 우려해 단일 시공보다는 컨소시엄 사업 방식을 선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 입장에서도 단독으로 공사를 진행하면 사업 리스크에 따른 과다한 사업비 출혈로 부담이 커질 수 있어 규모가 큰 사업장이나 사업비 부담이 우려되는 사업장은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라도 컨소시엄 방식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신아일보] 정원영 기자
wonyoung55@hanmail.net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