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업계 "은행 투자일임업 결사반대…수익성 훼손 우려"
투자업계 "은행 투자일임업 결사반대…수익성 훼손 우려"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5.23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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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 "증권업계 소비자 보호 우려, 적극 대응 방침"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은행권이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금융당국에 투자일임업 허용을 요청한 가운데, 금융투자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수익성 하락과 소비자 보호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투자일임업은 금융사가 투자자로부터 주식, 펀드, 채권 등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판단을 일임받아 투자자 개별 계좌로 운용해주는 금융업이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선물사 등만 할 수 있는 고유 업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제8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금융당국에 투자일임업 전면 허용을 요청했다.

이자장사 비판을 받던 은행권이 투자일임업을 통해 비이자이익 비중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국내은행 비이자이익 비중은 12.0%로 미국 은행(30.1%)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금투업계)는 이에 전면 반발하고 나섰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기존 영역을 넘어 ‘방카슈랑스(은행 판매 보험)’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올리고 있는 데다, 투자일임업은 금투업계 고유영역과 역할이라고 주장한다.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의 지난해 방카슈랑스 수수료 이익은 총 3215억원으로 전년(2315억원) 대비 38.9% 늘었다. 2020년(2513억원)과 비교해도 27.9% 불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 투자일임업 허용은) 말도 안 된다”며 “투자일임업을 전면 허용하면 금융산업이 나눠져 있는 의미가 없을 것이며 이들은 투자일임업 외에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곳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투업계 관계자는 “투자일임업이 허용이 된다면 이자 수익에 편중된 은행권의 수익구조 다변화에는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증권업계의 수익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투자자 보호 문제를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2019년 SBI저축은행 3개 지점에서 보험 모집자격이 없는 일반 직원이 판매한 수입보험료가 월 60억원 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은행권 투자일임업 허용에 절대 반대한다”며 “은행이 불특정 금전신탁과 사모펀드 등 판매가 제한되는 이유가 투자자보호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투자일임업은 1대1 영업을 전제로 하는데 은행이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도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협회는 이와 관련해 적극 입장을 밝히고 있고, 공론화된다면 내부 논의를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권 투자일임업 허용에 대한 리스크와 관리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오는 6월말까지 관련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방침이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