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포커스] 탐탐의 힙한 시도 '메타킹 커피'…연내 100곳 확대
[현장 포커스] 탐탐의 힙한 시도 '메타킹 커피'…연내 100곳 확대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04.1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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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 넘치는 비비드 그린 색상에 고릴라 캐릭터 전면 배치 ‘눈길’
밀레니얼·잘파 겨냥…1ℓ커피·에너지음료·하이볼·에스프레소 다양화
메타킹 커피 1호점 ‘양천향교역’점 외부. [사진=박성은 기자]
메타킹 커피 1호점 ‘양천향교역’점 외부. [사진=박성은 기자]

토종 카페 프랜차이즈 1세대 탐앤탐스가 ‘힙(Hip) 한’ 감성의 또 다른 브랜드 ‘메타킹 커피’를 내놓았다. 언뜻 보면 같은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을 두고 서로 경쟁 구도가 벌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탐탐과 메타킹은 서로 다른 타깃과 콘셉트를 지향한다. 

메타킹 커피는 밀레니얼 세대는 물론 1020 ‘잘파(Z세대와 알파세대)’까지 껴안을 수 있는 감성과 시그니처 메뉴,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탐탐이 그간 시도하지 못했던 시장을 과감히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첫 선을 보인 메타킹 커피 1호점을 최근 다녀왔다. 매장은 9호선 양천향교역 2분여 거리에 위치했다. 역 6번 출구에 나오자마자 선명하면서 쨍한 초록색 간판이 바로 눈에 띈다. 

◇'에너지 스테이션' 콘셉트…굿즈·NFT 확장 검토

메타킹 커피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증샷이 일상이 된 잘파세대를 주 타깃으로 매장의 시각적인 요소에 많은 공을 들였다. ‘비비드 그린’을 대표 색상으로 삼아 젊고 유쾌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매장 안은 비비드 그린을 가미한 파사드, 포인트 월을 배경으로 화이트 색상을 함께 매칭해 심플하면서도 힙한 느낌을 표현했다. 포근한 감성을 주고자 일부 좌석 등은 우드톤 소재를 혼합했다. 같은 초록색을 쓰는 스타벅스가 클래식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라면 메타킹 커피는 좀 더 활기를 주는 쪽이다. 메타킹 커피의 캐치프레이즈는 ‘바쁜 일상 속 지친 몸과 마음을 한 번에 충전시켜주는 에너지 스테이션’이다. 

메타킹 커피는 또 ‘킹콩’ 캐릭터로 에너지 넘치는 느낌을 준다. 고릴라 캐릭터는 김도균 탐앤탐스 창업주를 비롯한 회사 임직원들이 수차례 고민한 끝에 탄생했다. 카페 프랜차이즈 시장은 플레이어들이 워낙 많고 과거에 비해 맛·품질이 상향 조정돼 차별화가 쉽지 않다. 가격대는 대중화된 ‘스타벅스’ 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대표 ‘메가MGC커피’를 각각 필두로 이원화된 상황이다. 김도균 창업주는 결국 브랜딩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캐치프레이즈와 잘 맞아 떨어지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고릴라를 전면에 내세웠다. 

비비드 그린 색상에 고릴라 캐릭터를 전면 배치해 에너지 넘치는 느낌을 주는 메타킹 커피의 인테리어. [사진=박성은 기자]
비비드 그린 색상에 고릴라 캐릭터를 전면 배치해 에너지 넘치는 느낌을 주는 메타킹 커피의 인테리어. [사진=박성은 기자]
메타킹 커피 매장 내부 모습. [사진=박성은 기자]
메타킹 커피 매장 내부 모습. [사진=박성은 기자]

메타킹 커피 관계자는 “탐탐의 경우 인지도는 높지만 영(young)한 느낌은 주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메타킹은 1020 타깃을 잡은 또 하나의 포트폴리오인 만큼 브랜딩이 정말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1020세대에게 일상화 된 ‘밈(meme, 짤방 혹은 패러디물)’으로 고릴라 캐릭터를 재밌게 브랜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메타킹 커피는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 NFT(대체불가능토큰) 등으로 사업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탐탐 '프레즐' 못지않은 '미트파이' 디저트 차별화 

시그니처 메뉴는 1리터(ℓ) 대용량 커피 ‘메타킹’, 고소한 풍미의 ‘메타 로부스트’, 에너지음료 ‘메타 부스터’다. 대용량과 에너지음료는 1020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메타킹은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아라비카 원두를 100% 사용했다. 메타 로부스트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고소한 맛’이 강한 로부스타 원두를 쓴다. 로부스타는 카페인 함량이 아라비카의 약 1.5배 이상이다. 가격은 메타킹과 메타 로부스트(1ℓ) 3000원, 메타 부스터 3800원이다. 아메리카노(핫)는 1500원이다. 가성비로 빠른 확장세를 보이는 메가커피, 컴포즈, 더벤티, 매머드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탐탐이 ‘프레즐’로 인지도를 높였던 것처럼 메타킹도 디저트에 많은 신경을 썼다. 간단한 한 끼가 되면서도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메뉴를 고심한 끝에 ‘미트파이’로 택했다. 미트파이는 도넛, 베이글에 이어 잘파, MZ세대에게 뜨고 있는 인기 디저트다. 미트파이를 한 입 베어 무니 고기, 야채가 잘 버무려진 짭쪼름한 소에 빵의 부드러운 식감이 조화로웠다. 종류는 오리지널 그레이비, 핫 칠리 2종이다. 1ℓ 메타킹과 미트파이 1개를 합친 가격은 7000원이 안 된다. 가격이 크게 부담된 건 아니지만 할인가를 적용한 세트 메뉴로 만든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더욱 반기지 않을까 싶다. 

메타킹 커피의 시그니처 디저트 ‘미트파이’ [사진=박성은 기자]
메타킹 커피의 시그니처 디저트 ‘미트파이’ [사진=박성은 기자]
논알콜 얼그레이 하이볼 음료. [사진=박성은 기자]
논알콜 얼그레이 하이볼 음료. [사진=박성은 기자]

이 외에 2030세대에 인기인 ‘얼그레이 하이볼(논알콜)’은 물론 ‘에스프레소’도 세 종류로 운영한다. 논알콜 하이네켄 병맥주도 비치됐다. 

◇점주 부담 낮추고자 가맹 로열티 '고정'

양천향교역은 마곡 상권과 인접하고 ‘역세권’으로 입지가 좋다. 다만 역 주변에는 대형 카페 브랜드가 경쟁적으로 입점했다. 메타킹 맞은편엔 바로 투썸플레이스, 매장 옆에는 에이바우트 카페가 있다. 메타킹 반경 100미터(m) 이내에 스타벅스, 메가MGC커피는 물론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배스킨라빈스 등 커피를 취급하는 프랜차이즈들이 즐비했다. 

보통 외식 브랜드 1호점은 상징성, 흥행 등을 고려해 강남·홍대 같은 대형 상권이나 대학가에 출점하는 경우가 많다. 메타킹 관계자는 양천향교역 인근에 1호점을 출점한 배경에 대해 “역세권, 횡단보도 주변, 오피스&주거 복합 상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양천향교역 부근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가맹사업에서 점주 수익성을 최우선 하겠다는 의미다. 

메타킹 커피 매장 내부 모습. 테이블 겸용으로 쓰이는 컨테이너박스가 특이하다. [사진=박성은 기자]
메타킹 커피 매장 내부 모습. 테이블 겸용으로 쓰이는 컨테이너박스가 특이하다. [사진=박성은 기자]

메타킹 1호점은 직영으로 운영 중이다. 프로야구 구단 NC다이노스의 홈구장 ‘창원NC파크’에도 곧 매장을 연다. 가맹사업을 염두에 두고 기획한 브랜드인 만큼 현재 세 곳 가량은 계약을 마치고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다. 창업비용은 15평 기준 9500여만원 안팎이다. 가맹 로열티는 수익에 따른 비율이 아닌 월 25만원 고정이다. 

메타킹 관계자는 “올해 100개 매장 오픈이 목표”라며 “탐앤탐스 운영 노하우를 살려 다른 가성비 브랜드와 비교해 커피 맛, 사후관리 등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