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STO 시장 조성 역행하는 정부당국
[기자수첩] STO 시장 조성 역행하는 정부당국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04.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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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증권발행(STO)업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면서 국내 증권사를 비롯한 블록체인 등 관련 업계는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토큰증권(ST)은 분산원장(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을 의미한다.

STO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면 발행사인 증권사 입장에서는 기존 증권과 비교해 자금 조달이 용이해진다. 또 투자자 입장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금융상품에 투자가 가능해져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는 등의 장점이 생긴다.

기대감이 확대되는 만큼 증권을 비롯한 관련업계는 STO 생태계 확장에 분주하다. 신한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 처음으로 STO 얼라이언스 협의체를 구축하고 나섰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통신사, 블록체인기업, 조각투자기업들과 협의체 구성에 나섰다.

또한 정부가 STO를 제도권 아래 두기로 결정하면서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사업 재편에도 나서고 있다. 실제 조각투자 혁신으로 플랫폼을 운영하던 곳들은 가이드라인에 맞추기 위해 서비스를 중단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 STO 사업을 재개해야 하지만 정부의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포괄적이다. 또 새로 시장이 열리는 만큼 정부 역시 신중론을 펼치며 조심스러운 실정이다.

이에 STO 시장 참여자들은 불만을 표하고 나섰다. 불만의 주된 요인은 소통이다.

최근 국회에서 진행된 STO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을 효율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규제 △기준 등 구체적인 내용이 사전에 공유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과 시장 참여자들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면 STO 제도의 연착륙 시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 지나친 규제로 이어진다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반대로 규제가 느슨하다면 투자자 보호 등 문제가 우려된다.

이 같은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정부와 시장 참여자들 간 소통을 통해 양측 입장 조율이 필요하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국내 STO 시장이 성공적으로 안착된다면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다양한 투자 아이디어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며, 투자자들도 제도권의 보호를 받아 안정적인 투자를 통한 자산 형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시장 분위기는 이미 무르익어 가는 중이다. 증권을 비롯한 관련업계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감에 생태계 조성과 함께 하반기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채비가 한창이다.

정부는 업계가 STO 시장 조성에 있어서 애로점을 먼저 살피고 규제와 혁신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소통에 적극 나서야 한다. 새로운 산업 등장에 발맞춰 발 빠르게 움직일 정부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