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銀 신임 총재에 도쿄대 교수 출신 '우에다' 발탁…'아베노믹스' 탈피할까?
日銀 신임 총재에 도쿄대 교수 출신 '우에다' 발탁…'아베노믹스' 탈피할까?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2.1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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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제학자 출신 총재…경제 정세에 따라 '정통적 판단' 할 것으로 평가
(사진=연합뉴스)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 (사진=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 기조가 바뀔 지 주목된다. 아베노믹스 정책을 따랐던 인물 대신 정통 경제학자 출신 인사가 일본 중앙은행 총재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12일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을 새 일본은행 총재로 임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5년 임기의 일본은행 신임 총재 인사안은 오는 14일 일본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총리가 발탁한 인사가 일은 총재를 맡았던 만큼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은 오는 4월9일부터 일본은행의 새 총재로 일하게 될 예정이다.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은 도쿄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출신으로 1998년 4월부터 2005년 4월까지 일본은행 심의위원을 지냈다.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이 일본은행 총재가 되면 첫 경제학자 출신 총재로 기록된다.

아마미야 마사요시 현 일본은행 부총재가 새 일본은행 총재로 거론됐지만, 구로다 하루히코 현 일본은행 총재 체제에서 금융정책 운용에 관여해왔다는 이유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총재직에서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다 하루히코 현 일은 총재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핵심으로 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뒷받침해온 인물이다.

아베노믹스는 2∼3%의 인플레이션 목표와 무제한 금융완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통해 일본 경제를 장기침체에서 탈피시키겠다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이다. 디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인 하락)과 엔고 탈출을 위해 화폐를 무제한 찍어내는 등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일본 시장에서는 금융완화 정책에 급격히 수정을 가할 인물을 후임 일본은행 총재로 발탁하면 아베노믹스의 계승을 요구해온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을 우려했다. 사실상 차기 일은 총재 역시 아베노믹스를 승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 셈이다.

하지만 당초 시장의 예상을 깨고 우에다 가즈오 전 일은 심의원이 총재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존 아베노믹스를 고수했던 일본의 경제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일본 경제계 안팎에서는 10년 이상 지속된 대규모 금융완화로 물가 상승과 엔화 가치 하락, 장기 국채 금리 왜곡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만큼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이 출구 전략을 모색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지난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사태로 인한 국제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에 엔화 가치 하락이 겹쳐 일본 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제로금리'로 대표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이 수정될 것에 무게가 실린다.

아울러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 내부에서도 대규모 금융완화를 기한 없이 지속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만큼 일은의 통화정책에도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과 가까운 전직 일본은행 간부는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은) 경제 정세에 따라 정통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아사히신문은  "그가 유연한 정책 판단을 할 것으로 보여 중장기적으로 금융정책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이 일본은행 총재에 오르면 완만하게 금융완화의 출구를 모색할 것이라는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