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한동훈에 "경제 뒷받침 법무행정 중요" 주문
윤대통령, 한동훈에 "경제 뒷받침 법무행정 중요" 주문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3.01.2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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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영빈관서 법무부·공정거래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
"기업은 더 많은 경제적 가치 얻고, 국가도 마찬가지"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법제처 등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법제처 등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기업은 지향하는 비전과 가치를 주변에 알려 더 많은 경제적 가치를 얻으며 이는 국가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법무부·공정거래위원회·법제처로부터 2023년 정책 방향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이 같이 밝힌 뒤 "대한민국의 비전과 가치는 헌법에 담겨있고 법무부와 공정위, 법제처는 이 같은 헌법을 수호하는 기관"이라고 말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법무부와 공정위, 법제처가 우리의 기본질서인 헌법체제를 구현하는 국가기관인 만큼 자유로운 시장과 공정한 질서를 지키는 역할을 당부했습니다. 

또 "변화하는 세계 경제 체제하에서 법무행정 또한 시스템과 규제를 글로벌 스탠다드로 변경해 투자유치와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야 한다"며 데이터와 과학에 기반한 행정, 생각의 전환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정책 방향 보고 후 마무리발언에서 "최근 자유무역체제가 흔들리고 군사 및 경제안보를 놓고 세계가 블록화되는 추세에서 아무리 큰 기업이라도 알아서 국제시장에 나가 뛰라는 것은 어려운 주문"이라면서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 나가 경쟁하는 데에 지장이 되는 규제는 과감하게 글로벌 스탠다드로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헌법의 키워드를 하나 꼽자면 그것은 '자유'일 것"이라며 "자유를 보장하는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의 격차가 얼마나 벌어지는지 현대사회에서 입증하고 있다"며 "과거의 자유란 경제적 강자들이 마음껏 돈을 버는 '레세페르(laissez-faire)' 형태였으나 현대의 자유는 국민들이 성범죄 등 나쁜 환경으로부터 국민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자유, 자아실현의 자유, 문화와 교육의 기회가 보장되는, 국가의 관여가 필요한 적극적인 자유로 바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자유가 공동체 안에서 지속가능하도록 선택한 공존방식이 '공정'이며, 이 공정에 의해 도출된 법과 규범이 책임으로 구현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연동된 경제 질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경제 또한 소유권과 거래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에서 자유가 출발하며 이 같은 자유는 시장 안에서 공정한 질서에 따라 공존하고 책임도 뒤따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공정위와 법무·검찰은 책임을 위반하는 반칙행위를 바로잡아 자유로운 시장과 공정한 질서를 지키는 국가시스템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질서·시장질서에서 힘을 남용하는 갑질과 카르텔 규제를 통해 공정시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대추구행위를 막아야 우리 사회가 더 많은 경제적·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공정하게 풍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아울러 이날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마치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에게 각각 당부했다. 

먼저 한 장관에게는 "자유를 확장하고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과학기술의 발전은 국제협력 없이 이뤄지기가 어렵다"며 "국제화란 글로벌 스탠다드에 우리 제도를 맞춰야 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투자가 어렵다. 투자란 기업의 지분을 수출해 리스크를 서로 포트폴리오로 해나가면서 기술과 정보를 들어오게 하는 것이므로 투자 활성화가 기업의 해외진출, 수출 못지않게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투기업이 우리 기업의 지분을 취득하고 국내에 투자를 하는 데에 지장이 되는 제도들은 발전된 나라들을 보며 바꿔달라"라며 "경제를 뒷받침하는 법무행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 위원장에게는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부처가 아니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예측 가능성이다. 예측 가능성이야말로 시장을 효율화하고 기업들이 더 열심히 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조사할 때도 사건 처리 적용 규범과 기간, 결과의 수준 모두 예측 가능하도록 공정거래위는 경제사법기관이 돼야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법무·공정거래·법제 정책 방향 보고는 '법과 원칙이 바로 선 나라, 함께 잘사는 공정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법무·공정거래·법제 정책의 현장에서 국민들의 의견과 제안을 청취하기 위해 성범죄·마약범죄·불법집단 행동 등 범죄와 불공정 행위에 대한 예방과 대응 관련 전문가, 소비자단체 등 민간 및 유관기관에서도 20여 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 범죄로부터 안전한 나라 실현 △ 새롭게 만들어가는 출입국?이민정책 △ 반법치행위 강력대응으로 법질서 확립 △ 미래번영을 이끄는 법질서 인프라 구축 △ 사회 구석구석의 사각지대 인권보호 등 5대 핵심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구체적 방안으로 △ 고위험 성범죄자 주거지를 제한하는 한국형 '제시카법' 도입 및 마약·조직폭력범죄 엄단 △ 출입국·이민관리청(가칭) 신설,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비자·국적정책과 동시에 엄정한 체류질서 확립 △ 이익 집단의 조직적 불법행위 엄단, 국외도피사범 적극 송환 △ 국가기본법인 '민법'과 '상법'개정 △ 수용시설 의료체계 개선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혁신경쟁 촉진, 중소기업·소상공인 공정거래 기반 강화, 대기업집단제도 합리적 운영, 소비자 권익보장'이라는 4대 핵심과제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집행 시스템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 국정과제 신속 추진을 위한 입법 총괄·조정 강화 △ 지방시대 실현을 위한 법체계 전환 △ 일상생활에서의 '만 나이' 정착 및 확산 △ 소상공인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법령정비 △ 국민과 소통하고 세계와 협력하는 법제서비스 제공 등 5대 정책과제를 보고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