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명절 세시풍속, 사회·문화적 가치가 크다
[칼럼] 명절 세시풍속, 사회·문화적 가치가 크다
  • 신아일보
  • 승인 2023.01.2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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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 대구·경북 총괄본부장
 

계묘년(癸卯年) 설 연휴가 지났지만 여운이 남는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웃음과 기쁨이 넘치는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니 더욱 그렇다.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은 정초(正初), 원일(元日), 원단(元旦), 세수(歲首), 세시(歲時), 연두(年頭), 연시(年始) 등 다양하게 불리고 있다.

설날의 세시풍속으로는 차례, 세배, 설빔, 덕담, 복조리 걸기, 야광 귀 쫓기, 윷놀이, 널뛰기 등 다양한 풍속 놀이가 열린다.

우리나라 고유명절 설날에는 차례상을 차려 조상의 얼을 기리며 가족과 함께 떡국을 먹고 한해의 무사 안녕을 기원한다. 조상님들께 새해의 시작을 알리며 첫 음식을 드리는 날이다. 차례는 일종의 유교의 종교의식으로 경천애인(敬天愛人)사상과 숭덕(崇德)사상을 겸한 우리 겨레의 고유의 명절 문화다.

설 명절은 한해를 시작하는 모든 설계와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운 고유문화 축제로 거듭됐으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희석되고 잊혀진감도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우리의 설 명절에는 지역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으나 먼저 명절 3~4일 전에 마을에서 가장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명절을 같이 즐길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우는 일부터 시작된다.

음력 섣달그믐날(음력 12월 30일)이면 객지에서 돌아온 문중의 젊은이들과 함께 집안 어른들에게 묵은세배를 드린다. 묵은 세배란 한해동안 자주찾아 뵙지 못한 예를 올리는 행사다.

이날 밤은 집집마다 밤새도록 불을 밝히고 잠을 자지 않으며 설빔 등을 준비한다. 만일 잠이 들면 눈썹이 희게 변한다 했고 잠자는 사람에게는 눈썹이나 수염에 흰 분칠을 했다. 한해가 가는 것이 너무 아쉬웠던 때문일 것이다.

설날 아침 세배는 날이 밝으면서 시작된다. 웃어른부터 세배를 올렸으며 절을 할때는 물론 평소에도 부모님과 백숙부모, 고모, 조부모, 증조부모님까지는 반드시 문하배(문밖에서 하는절)를 올려야 하고 절을 한후 방에 들어가서 꿇어앉아 어른들의 덕담을 듣는다. 조상님들께 정성을 드려 차례를 지낸 후 성묘를 하기도 한다. 성묘 후 마을 어른들을 찾아 세배를 드리며 또 차례음식을 마을 어른들께 대접한다.

설 명절 축제와 같은 행사는 정월 대보름까지 계속 이어진다.

마을에는 윷놀이와 널뛰기, 장치기, 연날리기, 지신밟기등 민속놀이가 계속되며 줄다리기를 시작으로 고싸움 놀이 등으로 한달 이상 이어지면서 온 마을이 축제의 장으로 변해 농악의 소리는 그칠 날이 없었다.

정월보름(음력 1월 15일)은 동구 밖 마을 수호 숲에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기원제를 올리고 오후에는 달맞이 행사를 위해 높은 산이나 언덕에 오른다.

저녁때 달이 뜨면 달집태우기로 달집에 불을 지피고 절정에 이르면 떠오르는 달을 향해 절을 하며 풍년 농사와 마을의 안녕을 기원했다.

정월 대보름에는 약밥을 짓는데 밥을 얻어다 연자 방앗간에 두었다가 달맞이 후에 먹으면 한해의 액운을 막는다고 믿었다.

밤놀이로 집집마다 수수깡 이삭을 만들어 풍년을 기원하고, 귀밝이 약주도 음미했다.

2월1일은 지역에 따라 영동제를 지내며 풍어를 기원하고 잡곡밥을 지어 영동신을 위로한다.

전통 한지(韓紙)에 불을 붙여 올리는 소지(燒紙)로 하늘에 가족의 소원을 빌었다.

또 새들의 겨울 먹이로 곡식이나 음식을 나무에 매달아 주는 행사도 가졌다.

3월 3일은 쌍춘제로 봄꽃 축제를 가졌고, 4월 8일은 부처님 오신 날(석가탄신일)과 5월 5일은 단오절로 전국에서 즐겼으며 특히 강릉지역이 유명하다.

6월 6일은 유두절, 7월7일은 견우직녀가 만나는 날, 8월 15일은 한가위(추석)로 햇곡식과 햇과일로 조상님께 차례를 올렸다.

추석에도 곡식이 제대로 여물지 않은 경우 9월 9일 중양절에 차례를 지냈으며 이를 중구차례라고 부른다.

10월 10일은 일 년 중 가장 좋은 달, 복된 달, 으뜸이라는 상달, 11월 팥죽을 쑤어 집안 안녕을 비는 고사를 지내는 동지 등 1년 내내 세시풍속(歲時風俗)행사가 끊이지 않았다.

우리민족은 농경 시대의 전통문화 는 그 의미가 짙고 고유의 행사로 주목을 받을만하다.

패전의 악몽에서도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독일 국민들은 민족의 다양한 동질성 축제 행사가 있었기에 통일을 앞당길 수 있었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 같은 민족 고유 문화를 아끼고 소중하게 계승 발전시켜 가야 할 것이다. 요즘 설 차례도 안 지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등 세시풍속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아쉽다.

오늘날까지 가족공동체에서 전승돼온 우리 명절 문화는 사회·문화적 가치가 크다. 정부가 세배·성묘 등 명절 세시풍속을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을 추진한다고 한다. 우리 것이 최고이며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신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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