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2022년 10대 인물…'감동의 눈물' 또 실패
[데스크칼럼] 2022년 10대 인물…'감동의 눈물' 또 실패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2.12.20 0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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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일보가 2022년 산업분야 10대 뉴스를 선정해 29일자로 게재한다. 특히 올해는 10대 뉴스를 인물로 뽑아 사람을 중심에 두기로 했다.

그러다보니 이재용, 최태원, 김승연, 정용진, 정몽규, 정도원, 정지선, 허영인, 김범수, 김정주, 최정우 등 기업 이슈에서 정점인 오너 및 총수들이 후보자로 이름을 많이 올렸다.

하지만 총수 외에도 현재 신아일보 산업분야 10대 인물 후보자로는 남궁훈, 홍은택, 장현국 등 전문경영인과 이영희, 이정애 등 급부상한 여성 사장들, 그리고 김기문 등 경제단체장까지 두루 검토되고 있다.

이에 더해 원전의 부활이 산업계를 뒤흔든 만큼 원자력 재도약을 이끈 장본인 윤석열 대통령도 산업계 이슈 인물 중 한명으로 후보에 올랐다.

후보에 오른 이름을 하나씩 보면, 이재용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부회장에 오른 지 10년 만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재용 회장은 ‘인재’와 ‘기술’을 골자로 뉴삼성에 속도를 붙일 예정으로 산업계 전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래서 올해보다는 내년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

그러나 산업부장으로써 눈에 더 들어온 인물은 정몽규, 정도원, 정지선, 허영인, 최정우 등이다. 이들에 대해선 실망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교차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참사’다. 그것도 ‘인재’(人災)로 인한 직원 사망 사고. 산업계를 이끄는 총수의 책임감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시작은 정몽규 HDC 회장부터였다. 지난 1월 광주시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내부 구조물과 외벽 일부가 무너져 내려 6명이 숨졌다.

이 참사 직후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이 바로 시행 됐지만 단 3일 만에 또다시 기업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중대재해법 첫 주인공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었다. 삼표산업 양주사업소에서 토사가 붕괴돼 작업자 3명이 매몰돼 사망하는 사고였다.

하반기 들어서도 대기업 사고는 끊어지질 않았다. 구설수가 거의 없던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9월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에서 화재가 발생,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 중공업‧건설 쪽 업종보다 사고가 덜한 유통업계에서 발생한 첫 중대재해법 적용 사고로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정점은 최정우와 허영인이 찍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태풍 ‘힌남노’ 재난으로 인한 공장 셧다운으로. 허영인 SPC 회장은 제빵공장 노동자 끼임 사고로 뒷말이 무성했다. ‘인재’(人災)를 넘어 도덕성 부분에서 질타를 받은 것이다. 각각 예방과 이후 대처에 대한 문제가 부각됐다. 최 회장은 재난대비가 아닌 골프장에 가 사고를 더 키웠다는 지적을, 허 회장은 사망사고 수습이 아직 안됐음에도 노동자들을 사고현장 공장에 투입시킨 점 등을 지적 받았다.

안타깝다.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격변기에 응원을 받아야 할 기업 총수들이 손가락질 받는 것이.

실망이다.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 총수들이 직원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이.

딱 작년 이맘때 쯤 2021년을 마무리하며 ‘배신의 눈물’이라는 칼럼을 작성했었다. 당시 한해를 마무리 하며 코로나19를 활용한 나쁜 기업들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2022년에는 ‘감동의 눈물’로 한해를 정리하길 기대한다고 마무리 했던 칼럼이다.

앞으로 1주일 후 신아일보 12월29일자에는 ‘톱10 인물’이 나열된다. 올해도 ‘감동의 눈물’로 채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에는 감동은 아니더라도 따뜻한 ‘배려의 눈물’은 보여주길 바란다. 기업이 가져야 할 첫 번째 자세 말이다.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