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에서 돈 빼는 개미들…투자자예탁금 50조원선 붕괴
증권사에서 돈 빼는 개미들…투자자예탁금 50조원선 붕괴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10.30 12: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월 평균 투자자예탁금 50조원 하회 전망…채권 매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2년3개월 만에 5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금리 인상 영향에 증시 부진이 이어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이탈한 결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 투자자예탁금 평균액은 약 49조7178억원이다. 10월의 거래일이 하루(31일) 남은 상황에서 이달 평균액은 50조원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평균 투자자예탁금이 50조원을 밑돈 건 지난 2020년 7월(46조5090억원)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을 말한다.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이기에 주식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투자자예탁금은 ‘동학 개미 운동’이 본격화하기 전인 2020년 1~2월만 하더라도 28~29조원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가 떨어지고,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수많은 개인투자자가 증시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투자자예탁금은 2020년 6월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했다. 월 평균액 기준으로도 2020년 8월 50조원을 넘어섰고 같은해 12월에는 60조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코스피가 3200대였던 지난해 8월 69조4157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긴축이 시작되면서 하락장이 본격화하자 올해 5월 50조원대로 떨어졌다.

예탁금 감소의 주원인으로는 개인 투자자의 이탈이 꼽힌다.

거래소 관계자는 “한국 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0% 정도”라며 “투자자예탁금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주식 시장을 떠나는 개인투자자가 늘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식 시장을 떠난 개인투자자 돈은 은행 예·적금이나 채권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투협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8일까지 개인은 장외 채권시장에서 채권을 16조6503억원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조4075억원의 약 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생애 첫 채권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이 증권사에서 채권을 매수한 고객의 63%가 채권 매수 경험이 없거나, 올해 처음으로 계좌를 신규 개설했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