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자사주 매입 '속도'…글로벌 증시불황 대응
증권사 자사주 매입 '속도'…글로벌 증시불황 대응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2.10.12 1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투자요인 크게 줄어…주가부양 효과 기대
(사진=각사)
(사진=각사)

증권사들은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방어에 나섰다. 글로벌 증시 불황이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자사주 매입은 주식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을 때 실제 주가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 사이에선 거시경제 악화로 기업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 주가는 앞으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당분간 증시 반전이 힘들 것으로 예상해 자사주 매입을 하면서 주가 방어에 나선 모양새다.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주체가 돼 자사가 보유한 자금을 이용해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주식을 매입하는 행위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일 경우 △시그널링 효과 △유통주식수 감소효과 △배당액 증액 효과 등에서 주가 상승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자사주를 취득함으로써 지배주주가 보유한 지분의 의결권을 강화시켜 기업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고 적대적 M&A(인수·합병) 같은 외부의 위협에 대한 방어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 시장이 좋지 않다보니 자사주 매입을 하는 것 같다"며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장 상황에 따라 방어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9월 약 256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대주주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11월까지 1390만주의 보통주를 사들일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은 10월4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20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신영증권도 보통주 10만주, 우선주 5만주의 자사주를 12월29일까지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키움증권이 올해 상반기 90만주, 대신증권은 150만주를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사들였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7월 2008만주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김지현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며 "시장이 회복하는 시기에 반등 폭이 더 클 수 있으며 실제로 주가 부양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증시는 글로벌 유동성 축소, 원·달러 환율 1400원대 고착화 등으로 인해 투자 유인이 크게 낮아졌고 올해 초 이후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며 수급을 받쳐주는 주체가 부재한 상황이다"며 "상반기 하락장을 거치며 기업들이 스스로 수급의 주체가 되는 자사주 매입 공시가 크게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