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알뜰주유소 10년, 소비자 불신만 증진
[기고] 알뜰주유소 10년, 소비자 불신만 증진
  • 신아일보
  • 승인 2022.09.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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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주유소협회 유기준 회장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알뜰주유소 사업 10년 평가와 과제’ 보고서에서 지난 2011년 12월 알뜰주유소 도입으로 소비자 후생이 크게 증진됐다고 분석했다. 추정된 소비자 후생은 보수적으로 산정해도 연 평균 약 2400억원 수준이다. 10년 간 소비자 편익은 약 2조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비슷한 시기에 도입된 한미FTA 발효(2012년 3월) 후 이행 5년간 소비자 후생이 40억8700만달러(약 5조5000억원) 이상 증가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는데, 이에 크게 미치지는 못하지만 알뜰주유소 도입에 따른 소비자 후생 증진 효과는 가히 놀라울(?) 만한 수준이다.

사실이라면 알뜰주유소 정책은 소비자들에게 무척 도움이 되는 정책인 셈이다. 정부 정책 가운데 단연 큰 호응을 받을 수 있을만한 정책이다.

그런데 의문이다. 이렇게 큰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이라는 분석이 나왔음에도 정부는 이 보고서를 대대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이 보고서가 알려지게 된 것은 구자근 의원실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해 국내 주요 언론 등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언론 보도의 내용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알뜰주유소 도입은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부정적 평가도 혼재되고 있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대부분 언론들의 평가였다.

이 보고서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알뜰주유소 정책은 정부가 일부 알뜰주유소에만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는 등 인위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불공정 경쟁을 조장한다는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알뜰주유소 도입 취지 자체를 부정한다. 정부가 공급가격 차별로 석유유통시장에서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 간 불공정경쟁을 조장하며 시장경제원리에 반하는 정부의 민간시장에 대한 과도한 직접적 개입으로 석유유통시장의 구조적 왜곡이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보고서에서도 알뜰주유소 도입의 부정적 효과인 정부의 불공정 경쟁 조장에 대한 논란에 대해 일부 시정될 부분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알뜰주유소가 크게 성장하던 2018년 무렵 불공정 논란이 한층 커졌고 코로나19라는 국제유가 폭락으로 논란이 증폭된 것으로 분석했다.

알뜰주유소 도입이 소비자 후생을 증진시켰다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정부의 차별 정책이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간 불공정 경쟁을 조장하는 부작용이 혼재하고 있고 특히 최근 이같은 불공정 경쟁이 점차 증폭되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가 감추고 싶어 했던 것은 아닐까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알뜰주유소 도입이 소비자 후생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에 대해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알뜰주유소 도입이 소비자 후생을 증진시켰을까?

알뜰주유소는 2011년 당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국내 휘발유가격이 2000원을 넘어서는 등 초고유가 시기에 도입됐다. “기름값이 묘하다”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기름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특단 대책이 잇따랐고 알뜰주유소도 이 때 도입됐다.

보고서에서도 명시돼 있지만 고유가 상황에서 국내 석유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신 역시 알뜰주유소를 도입하게된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알뜰주유소 도입 10년이 지난 지금 러시아 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또 다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유가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인해 그 때와 마찬가지로 국내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을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다.

정부는 기름값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를 단행했다. 특히 유류세 인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알뜰주유소에 하루 먼저 유류세 인하분을 공급하고 유류세 인하분을 반영한 알뜰주유소에만 차별적으로 인센티브 형식으로 유류세 인하분을 보전해줬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차별 정책으로 인해 국내 석유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신은 더욱 커졌다. 특히 비알뜰 주유소의 판매가격이 알뜰주유소 보다 비싸다며 혐오에 가까운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신이 국내 석유시장에 쏟아진 것이다.

급기야는 알뜰주유소보다 최소 40원 이상 비싸게 공급받고 있는 비알뜰 주유소를 향해 알뜰주유소와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라는 요구까지 나온다. 일반 주유소의 리터당 평균 영업이익이 10∼20원임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손해를 보고 판매하라는 것이다.

국내 석유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신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된 알뜰주유소가 역설적이게도 불만과 불신을 더욱 커지게 만든 셈이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신은 알뜰주유소 도입 이전인 10년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더욱 커졌다. 그런데 주유소의 경영환경 역시도 알뜰주유소 도입 이전인 10년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악화됐다.

알뜰주유소가 도입된 직후인 2012년부터 전국 주유소 숫자는 매년 약 100∼200개씩 줄어들어 약 2000개 주유소가 줄었다. 최근 알뜰주유소 도입에 따른 가격경쟁의 심화와 함께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주유소 시장의 경영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알뜰주유소 도입으로 국내 석유시장의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 후생이 2조1000억원 증가했다”고 발표해봐야 소비자들 호응을 얼마나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쩌면 정부가 “알뜰주유소 도입으로 알뜰주유소 보다 비싼 비알뜰주유소 2000개를 폐업시켰다”라고 발표했다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웃픈 생각이 든다.

알뜰주유소 도입 10년. 소비자 후생 증진 아니라 주유소의 경영악화와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신만을 증진시켰다.

/유기준 한국주유소협회 회장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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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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