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료 인하 압박 거세진다…보험사는 여전히 '부담'
車보험료 인하 압박 거세진다…보험사는 여전히 '부담'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2.08.0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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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손보사 중심 손해율 개선 뚜렷…"하락 요인 많아 시기상조"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자동차보험료 인하 압박은 거세질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면 그만큼 나가는 보험금은 줄어들지만 수익은 늘어나기 때문에 보험료 인하를 압박할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

보험업계는 태풍과 폭설 등에 이어 자동차부품, 인건비 인상 등 하반기 손해율 하락 요인은 여전히 많아 보험료 인하 검토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개선됐지만 보험사들은 웃지 못하고 있다.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의 약 85%를 차지하는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상위 4대 손해보험사의 상반기 손해율은 전년 동기(78.2~79.6%)보다 2%포인트(p)가량 낮아진 75.9~78.0%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KB손해보험이 78.8%에서 75.9%로 2.9%p 낮아진 가운데 △삼성화재(79%에서 76.3%로 2.7%p) △DB손해보험(78.2%에서 76.5%로 1.7%p) △현대해상(79.6%에서 78.0%로 1.6%p) 순으로 개선됐다.

또 올해 상반기 국내 손보사 10곳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3.7~87.5%로, 코로나19가 확산한 1년 전(75.8~87.4%) 대비 소폭 하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에도 예년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됐지만 올해는 더 좋아진 셈이다. 

거리두기 해제에도 휘발유와 경유 값이 치솟으며 자동차 운행량이 크게 늘지 않은 만큼 손해율은 더 나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보험업계는 이러한 상황이 보험료를 인하해야 하는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상반기 손해율이 개선됐다고 내년 보험료 인하를 검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상반기보다 하반기 태풍과 장마, 폭설 등 기상이변에 대한 변수가 크다는 게 이유다. 게다가 상반기 손해율 개선을 주도한 유가도 안정세를 찾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차질 등의 여파로 자동차 부품 가격은 뛰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오른 인건비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달부터 정부의 유류세 인하 폭 확대(30%→37%) 여파로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ℓ)당 1800원대까지 하락했다. 휘발유 가격이 1800원대에 진입한 것은 3월9일 이후 처음이다. 

또 하반기에는 자동차 부품비와 정비, 병원비 등 원가 요인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계적으로 3~4분기에는 상반기 대비 언제나 손해율이 5%대 상승률을 보인다"면서 "실제 폭우에 따른 침수 피해 등 관련 손해율은 3~4분기에 적용된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여파로 현재 수준의 손해율이 개선되거나 유지된다면 내년 보험료 인하 검토는 불가피할 수 있다.

앞서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지난 5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자동차 이동량 감소를 이유로 보험료를 1.2%~1.4% 인하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제도개선에 따른 손해율 개선이 아닌 고유가 여파로 차량 이동량과 사고가 감소하면서 개선된 것"이라며 "사고가 늘면 손해율은 다시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부품과 인건비 인상 등 변수에도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개선된다면 내년 보험료 인하는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