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임박한 경찰국 '운명의 한주'… “집단행동” vs “강경대응”
출범 임박한 경찰국 '운명의 한주'… “집단행동” vs “강경대응”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07.2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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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 설치 추진 ‘속전속결’… 경감·경위도 집단행동 예고
이상민 장관 “쿠데타 준하는 상황… 형사처벌 될 수 있어”
입장 밝히는 이상민 장관.(사진=연합뉴스)
입장 밝히는 이상민 장관.(사진=연합뉴스)

 

행정안전부 경찰국 출범을 일주일여 앞두고 경찰 내홍이 최고조에 달하며 ‘막판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다.

류삼영 총경에 대한 경찰 지휘부의 대기발령 조치에 경감·경위까지 집단행동을 예고하며 일선 경찰들의 반발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서장회의를 ‘쿠데타’에 비유하며 엄정처리를 예고해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25일 행안부에 따르면 경찰국 신설 시행령안과 행안부장관의 경찰청장 지휘규칙안(행안부령)은 8월2일 공포·시행 예정이다.

행안부는 통상 40일인 입법 예고 기간을 4일로 대폭 단축하고 경찰국 설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 권리·의무 또는 일상생활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항'이라는 점을 기간 단축의 사유로 들었다.

경찰국 신설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찰 내부 갈등은 깊어졌다. 특히 ‘전국 경찰서장회의’ 이후 류 총경에 대한 ‘대기발령’을 계기로 지휘부에 대한 일선 경찰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경감·경위 등 중간·초급 간부들도 오는 30일 ‘전국현장팀장회의’를 개최하고 경찰국 신설과 지휘부 인사조치의 정당성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여기에 전국 지구대장과 파출소장까지 팀장회의에 참여하자는 제안이 나오면서 내홍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경찰 직협은 오는 29일까지 대국민 홍보전을 통해 경찰국 신설의 부당함을 알리기로 했다.

이날 1인 시위의 첫 주자로 나선 김연식 경남경찰청 경위와 청주청원경찰서 소속 강학선 경사는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시대를 역행하는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반대한다'는 포스터를 들고 경찰국 설치를 규탄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경찰 내부 비판이 고조되자 ‘경찰서장회의는 복무규정 위반’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류 총경이 한 지역의 치안을 총괄적으로 책임지는 경찰서장으로서 직무에 전념하기 어렵다고 판단돼 대기발령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경찰의 이러한 모습이 지속돼 집단반발로 비치는 등 국민의 우려를 야기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서장회의의 위법성을 지적하고 엄정처리를 예고하면서 갈등은 더욱 악화됐다. 그는 특히 경찰서장들의 집단행동은 경찰국의 신설 배경과 취지를 왜곡한 초유의 사태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경찰청에서 경찰서장회의의 위법성에 대해 엄정히 조사하고 그 후속처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서장 모임을 주도하는 특정 그룹이 있다”며 “하나회가 그렇게 출발했고, 12·12 같은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다. 지금은 쿠데타라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지만 무장할 수 있는 조직이 상부 지시에 위반해서 임의로 모여 정부 시책을 반대하는 것은 심각한 사태”라고 비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