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금리에 숨죽인 매수심리…서울 아파트 시장 '짙은 관망세'
뛰는 금리에 숨죽인 매수심리…서울 아파트 시장 '짙은 관망세'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06.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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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대비 매물 42% 급증…거래량은 1년 전보다 절반 넘게 줄어
'연 7%' 육박 주담대에 이자 부담 커져…매매가 당분간 '약보합'
서울시 노원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노원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 아파트 시장에 관망세가 짙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연 7%에 육박하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됐고 이에 따라 매물은 쌓이고 거래는 없는 시장 흐름이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압력 등으로 인해 당분간 기준금리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만큼 서울 아파트값이 약보합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6일 기준) 서울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01%를 기록하며 2주째 내림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1월 넷째 주에 1년 8개월여 만에 하락 전환한 이후 큰 폭 오르내림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는 매물이 쌓이지만 거래는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매매를 기다리는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4288건으로 연초 4만5198건 대비 42.2% 급증했다. 반면 매매 거래량은 여전히 거래절벽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년 전 3655건보다 52.2% 급감한 1746건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은 수급 동향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110을 넘나들던 서울 아파트 매매 수급동향은 같은 해 11월 셋째 주부터 기준선인 100 밑으로 떨어졌고 이달 둘째 주에는 89.4로 내려앉았다. 수급 동향은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작년 같은 시장 분위기라면 양도세 중과 1년 한시 면제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확대 등은 시장에 자극을 줄 만한 내용이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며 "지금 분위기는 하락 안정화로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봤다. 

이 같은 시장 흐름에는 기준금리 인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연 0.50%까지 내려앉았던 기준금리가 1년도 안 돼 다섯 차례 오르며 연 1.75%까지 뛰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도 오름세를 이어감에 따라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최고 연 6.97%로 7%대 진입을 코앞에 뒀다.

최근 직방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주담대 금리가 연 7%까지 올라가면 서울 지역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경우 대출 이자 부담이 연 4%때보다 월 82만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가계 대출이자 부담 증대가 매수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당분간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약보합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글로벌 인플레 우려로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및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모두 열린 상태라 대출 이자 부담을 고려한 주택 구입 수요는 당분간 숨을 고를 전망"이라며 "평년보다 주택 거래량과 매매가가 흐름은 약보합 기류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인만 소장도 "금리 인상이 매수심리 위축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매수심리가 살아나려면) 적어도 금리 인상을 멈춘다는 시그널 정도는 나와야 할 텐데 지금 물가 상황 등을 보면 당분간 그러기는 어려운 만큼 이 같은 시장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