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달서구청장, 경북 예천군수 '무투표 당선' 확정
광주 광산구청장, 전남 보성·해남군수도 일찌감치 당선인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투표와 상관없이 당선이 확정된 무투표 당선자가 50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한 무투표 당선자는 이날 오후 11시 현재 508명이다. 지방자치제도 시행 이래 역대 최대 숫자다.
세부적으로 보면 △구·시·군의 장선거 6명 △시·도의회의원선거 108명 △구·시·군의회의원선거 294명 △기초의원비례대표선거 99명 △ 교육의원선거 1명 등 총 508명이다.
이는 전체 선출 인원인 4132명 가운데 12.3%에 달한다. 4년 전 2018년 지방선거(89명)와 비교하면 약 6배 급증한 것이다.
우선 기초자치단체장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6명이 나왔다.
대구 중구와 달서구청장, 경상북도 예천군수는 투표 없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을 확정했다.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후보, 류규하 대구 중구청장 후보, 김학동 경북 예천군수 후보가 당선자다.
이들 지역은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군소 정당도 후보를 내지 못했다.
반대로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광주 광산구청장 박병규후보, 전남 보성군수 김철우 후보, 해남군수 명현관 후보가 각각 단독으로 입후보해 무투표 당선자가 됐다.
무투표 당선자는 교육의원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거대 정당 소석이며, 지역별로는 서울과 함께 영호남에 집중해있다.
선거법상 구조적 문제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기초의원 선거는 1개의 선거구에서 2~3인의 대표를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후보 1명씩을 내더라도, 다른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등록하지 않으면 출마자 수 미달이 되는 것이다.
508명 중 294명에 달하는 구·시군의회 의원선거 출마자들이 바로 이러한 경우다.
또한 여야는 '험지'로 불리는 상대 텃밭인 영남권과 호남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고 있다. 당선 가능성이 희박해 애초에 출마 자체를 포기한 것이다.
결국 지역 일꾼을 선출해야 하는 지방선거가 중앙정치 진영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동시에 투표할 기회조차 없는 유권자가 발생하면서 유권자의 투표 권리가 침해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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