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나온 롯데카드 '3조 비싸다'
매물 나온 롯데카드 '3조 비싸다'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2.04.0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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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C)·우리·하나 3파전 전망…단숨에 시장점유율 상위권 매력
수수료 수익·대출 규제, 빅테크와의 경쟁 심화에 전망은 불투명
롯데카드 본사 전경 (사진=롯데카드)
롯데카드 본사 전경. (사진=롯데카드)

국내 5위 신용카드사 '롯데카드'가 매물로 나오며 매수자들의 눈치 게임이 시작된 가운데 3조원에 달하는 매물 가격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본과 사상 최대 실적은 물론 매력적이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대출 규제 등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예견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종 페이와의 경쟁 심화로 인한 지속 가능 경쟁력에도 물음표가 붙였다.

4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지분 59.83%를 보유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잠재적 매수자는 자회사 케이뱅크·BC카드를 보유한 KT와 롯데카드 지분 20%를 가지고 있는 우리은행이 적극적인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 2019년 MBK파트너스와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전했던 하나금융그룹도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단숨에 시장점유율 상위권에 안착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카드사 시장 점유율은 △신한카드 21.31% △삼성카드 18.28% △KB국민카드 17.79% △현대카드 16.63% △우리카드 9.50% △롯데카드 9.21% △하나카드 7.29%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년보다 84.7% 증가한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2414억원)도 매력적이다.  

업계관계자는 "카드사 라이센스 취득이 쉽지 않은 점도 롯데카드의 이점이 되고 있다"면서 "또 결제 망은 물론 제휴 관계, 전산과 회원 정보 등 오랜 시간 축적해온 신용카드사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금융 계열사를 보유한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3조원에 달하는 인수 가격이 적정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대출 규제가 수익성에 발목을 잡고 있으며, 최근 각종 페이가 등장하며 결제 수단도 다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 '2021년 상반기 중 국내지급 결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이용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2%, 5.4%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모바일기기(스마트폰) 등을 통한 비대면 결제는 23.4% 급증했다.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금액 중 빅테크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63%로 하루 평균 결제 금액은 2940억원에 달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KT와 우리은행, 하나금융지주 3판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자회사와의 시너지, 시장점유율 제고 등 이들에게 롯데카드 매물은 상당히 매력적일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현재 롯데카드 시장가치는 약 2조원 정도로 추산된다"면서 "3조원은 협상 여지로, 인수자들이 성장 가능성은 물론 인수 후 기존 사업과 자회사 등과의 시너지에 대한 1조원 프리미엄을 감당할 수 있는가가 이번 이수전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