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8곳 "올해 고용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기업 10곳 중 8곳 "올해 고용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3.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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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채용 트렌드 지속…실무경험 중요성 커져
기업 빌딩숲 이미지. [사진=아이클릭아트]
기업 빌딩숲 이미지. [사진=아이클릭아트]

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은 올해 고용 규모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킨다. 채용 시장은 수시채용 트렌드가 지속될 전망이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22년 기업의 채용 트렌드’ 조사 결과 기업 79.8%는 올해 고용규모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거나 더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고용 규모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란 응답은 69.2%였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10.6%를 차지했다.

반면 ‘코로나 영향으로 줄어든 수준이 유지(15.9%)되거나 더 줄어들 것’(4.3%)이라는 응답은 20.2%였다.

다만 대졸 신입 채용시장은 전체 고용시장 개선에 비해 회복세가 다소 더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 80.1%는 올해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정하지 않은 기업은 19.9%였다.

대한상공회의소 ‘2022년 기업의 채용 트렌드’ 조사 중 고용시장 전망 도표. [그래프=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 ‘2022년 기업의 채용 트렌드’ 조사 중 고용시장 전망 도표. [그래프=대한상공회의소]

채용 규모에 대해선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응답이 71.9%, ‘늘리겠다’는 기업이 20.7%로 조사됐다. 반면 줄일 것이라는 기업은 7.4%에 그쳤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위축됐던 고용시장이 주요 대기업들의 채용 규모 확대로 개선 조짐을 보이지만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위기 등 경영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어 극적인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이후 수시채용으로 바뀐 채용시장 트렌드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채용 경향에 대해 ‘대규모 공채보다 수시채용 비중 증가’를 꼽은 기업은 62.6%였다. 이어 ‘이공계 인력 채용 확대’(54.9%), ‘신입보다 경력직 선호’(52.1%), ‘비대면 채용전형 도입·지속’(44.7%), ‘미래산업 분야 인재 채용 증가’(36.6%) 순이었다.

대졸 신입 채용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으로는 ‘직무 관련 경험’(64.9%)을 손꼽았다. 이어 ‘직무 관련 지식’(57.0%), ‘태도·인성’(53.6%), ‘관련자격증’(12.3%) 등 순이었다. 반면 대규모 공채 시장에서 지원자를 1차적으로 선별하는 기준이었던 ‘어학능력’(3.6%), ‘학력·학점’(3.6%)은 각 3.6%에 불과했다.

채용트렌드 변화는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이 바라는 최고의 인재상은 ‘전문성’(52.6%)과 ‘소통·협력’(44.7%)을 갖춘 인재로 나타났다. 이어 ‘성실함’(26.5%), ‘열정’(15.6%), ‘도전정신’(13.6%) 등으로 조사됐다.

송헌재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학점과 어학점수가 중요했던 공채가 저물고 직무 중심의 수시채용이 확산되면서 인턴 등 실무경험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학부시절 다양한 직무관련 경험과 직무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상공회의소 ‘2022년 기업의 채용 트렌드’ 조사 중 대졸신입 채용 계획 도표. [그래프=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 ‘2022년 기업의 채용 트렌드’ 조사 중 대졸신입 채용 계획 도표. [그래프=대한상공회의소]

하지만 응답 기업 중 절반 이상은 여건이 안 돼 청년들에게 일·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들에게 일·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에 대해 기업의 64.2%는 ‘취지 공감하지만 여건이 안된다’고 답했다. 반면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필요’(28.1%)하거나 ‘기업이 적극 나서야 한다’(7.0%)고 긍정적으로 답한 기업은 35.1%였다.

송 교수는 “최근 취업만큼 실무경험이나 직무역량을 높이는 기회를 잡는 것도 어려워지는 만큼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응답 기업 중 청년들에게 인턴 등 일·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곳은 29.8%에 머물렀다. 기업들이 제공하는 일·경험 제도는 ‘채용전환형 인턴제’가 68.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체험형 인턴제’(22.2%), ‘일학습병행제’(11.1%), ‘대학생 현장실습 프로그램’(10.0%) 등 순이었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위축된 대졸 채용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겠지만 변화된 채용 트렌드는 오히려 저탄소·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고 기업 현장과 교육 현장 간 미스매치를 좁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