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재' 귀한 몸 된 니켈…배터리3사, 원가상승 '긴장'
'러시아 제재' 귀한 몸 된 니켈…배터리3사, 원가상승 '긴장'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2.03.1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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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거래소, 역사상 첫 니켈거래 일시중단 조치
LG엔솔‧SK온‧삼성SDI, “장기계약 체결, 당장 문제없어”
가격 오름세 현상 장기화시엔, 원가부담 가중 불가피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팩. [사진=신아일보DB]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팩. [사진=신아일보DB]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가 니켈 가격 상승에 긴장 상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에 국제정세가 불안해 지면서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니켈 가격이 계속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는 니켈 거래 중단 조치를 연장했다. 앞서 LME는 8일(현지시간)에는 니켈 가격이 250% 가량 급등하고 톤(t)당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를 넘어서자 거래를 중단했다. 거래소 역사상 첫 니켈 거래 중단 조치다.

니켈 가격은 최근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이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러시아산 니켈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는 우려에 폭등했다. 러시아는 니켈 세계 3위 생산국으로 전 세계 니켈의 약 10%를 공급하고 있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필수 원자재다. 배터리 양극재에서 니켈 함량을 늘리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어 고성능 배터리로 평가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양극재 니켈 함량을 늘려 품질을 강화한 ‘하이니켈’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중심으로 개발·양산을 진행 중이다. 니켈 가격 상승은 배터리 원가 상승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배터리 3사는 “여러 소재업체들과 니켈 수급 장기계약을 체결, 이미 대비가 된 상태”라고 밝혔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 공급 계약은 주로 1년 이상 장기 단위로 체결한다”며 “니켈 가격이 단기간 내 급등했지만 장기계약을 통한 니켈 확보량이 많아 제품 원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배터리업계는 복수 글로벌 업체와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QPM(호주)’,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즈(호주)’, ‘그레이트파워 니켈&코발트 머티리얼즈(중국)’ 등 글로벌 기업들과 니켈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는 2020년 ‘QPM’ 테크(TECT) 프로젝트에 참여해 3∼5년간 연간 600t 니켈을 수급 받고 있다.

그러나 니켈 가격 오름세 현상이 장기화되면 원가 부담 가중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업계 다른 관계자는 “다만 알루미늄을 비롯한 일부 광물은 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비연동 원자재 가격이 함께 급증할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