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마스크'된 자가검사키트… 실효성은 글쎄
'제2의 마스크'된 자가검사키트… 실효성은 글쎄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02.15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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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도 90%·특이도 99%에도 성능 논란
100만명 중 위음성 1만명은 지역서 활동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일일 5만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지만 유전자증폭(PCR) 검사보다 정확도가 떨어져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이날부터 다음달 5일까지 약국과 편의점에서 소분해 판매하는 자가검사키트 개당 가격이 6000원으로 고정된다.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확진자 급증으로 약국과 편의점에서 자가검사키트가 매진되며 ‘제2의 마스크 대란’이라는 말까지 나오자 정부가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는 등 대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오는 17일부터 재고 물량을 포함한 모든 자가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가 금지되고 약국과 편의점 구매만 가능해진다. 대신 같은 날부터 편의점에 미니스톱‧세븐일레븐 1만3000여곳을 추가한다. 기존에는 CU‧GS25 3만여곳에서 구매가 가능했다.

자가검사키트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 반면 전문가들은 검사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식약처는 자가검사키트를 민감도 90% 이상, 특이도 99% 이상을 충족해야 허가하고 있다. 민감도는 감염된 환자를 양성이라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비율을, 특이도는 비감염자를 음성이라고 올바르게 진단하는 비율을 일컫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가검사키트의 정확도가 90% 이상임에도 양성 진단을 받은 사람 중 76.1%만 PCR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정확도는 76.1%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민감도와 양성예측도는 다른 개념이라고 해명했다. 자가검사키트로 양성이 나타난 사람 중 진짜 감염자가 나타나는 비율인 양성예측도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제 감염됐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민 100명 중 3명이 감염된 상황이라고 가정했을 때 민감도 90%·특이도 99%인 자가검사키트를 현장에서 사용하면 양성예측도는 73.6% 정도”라며 “국민 100명중 10명이 감염된 상황이라면 양성예측도는 90.9%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식약처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실제 검사시 민감도는 훨씬 더 낮을 것으로 진단했다. 또 신속항원검사의 99%에 이르는 특이도에도 구멍은 있다고 지적했다. 음성을 판정하는 비율이 99%라 하더라도 100만명이 음성판정을 받으면 1만명의 위(가짜)음성자가 나오고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감염을 확산시킨다는 의견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PCR 분석기기인 자동화 장비의 대용량화 △검사 인력 충원 등을 통해 PCR 검사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신속항원검사 특성상 양성이 나온 경우에는 정확도가 떨어져서 이후 PCR 검사로 다시 확인하고 있고, 음성이 나올 경우에는 상당 수준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며 “양성자가 음성으로 나오는 확률은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