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3조 클럽보다 더 값진 35.7%…금융그룹마다 이유있는 好好
하나금융, 3조 클럽보다 더 값진 35.7%…금융그룹마다 이유있는 好好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2.02.1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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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금융그룹 4조 클럽 등 호재, 당국은 가산금리 벼르는 중
각자 비은행·비이자 '2非 각오'…증권 수익 감소 불가피, 해외로 시선

금융권이 지난해 역대 최대급 실적을 받아든 것으로 11일 드러난 가운데, 향후 이익 추진 방향을 놓고 2022년 올 한 해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의 견제와 여론의 비판도 없지 않으나, 이번 실적에서 일부 시사됐듯 주요 금융그룹들은 화두를 이미 선제적으로 예상하고 대응 준비를 대부분 끝낸 것으로 보인다. 일정 부분 선제적 신호탄을 쏘아올린 곳들도 있는 가운데, 빅테크 대두나 미국발 긴축 강화 등 내외의 격변 상황들을 적극적으로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우선 신한금융그룹과 KB국민그룹이 연간 순익 4조 시대를 열었다. 일명 '4조 클럽 진입'이다. KB금융은 지난 2017년 첫 3조원대 당기순익을 기록했고, 신한금융은 이듬해인 2018년 '3조 클럽'에 합류했다. 이번 4조 클럽 진입도 함께 이루며 '선의의 경쟁' 중이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역시 작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하나금융은 2021년 3조5261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면서 3조 클럽 가입과 지주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뉴스를 쏟아냈다. 우리금융도 2조5879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 지주 출범 후 최대 실적이라는 영예를 거뒀다. 전년 대비 약 2배 이익이 늘어났고 때마침 '완전 민영화'를 일군 터라 더욱 경사다. 

왼쪽부터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그룹 각사. (사진=각사)
왼쪽부터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그룹 각사. (사진=각사)

상황은 엄중하다. "벌써부터 2022년 실적이 걱정"이라는 소리도 나온다. 우선 이자이익 문제가 불거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유동성 대량 공급 시대가 저물고 있다. 미국이 긴축을 시작할 준비를 시작한 가운데, 이번에 나온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년래 최대 수준을 기록돼, 당초 예상보다 금리인상 폭을 크게 늘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칫 탠드럼이 닥치는 상황에서 금융그룹들이 한국 경제의 혈액을 공급하는 역할을 소화하느라 상당히 어깨가 무거워질 수 있다. 아울러 당장 이는 차치하고, 금리 문제를 당국이 집중해 들여다 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대출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해 그간 빚을 늘린 취약계층과 자영업자 등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터에 금융권만 배를 불린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맞물리자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를 더 빠르게 올리며 예대마진을 키운 것은 사실이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도 시중은행들이 예대마진을 키우는 금리 산정 체계가 적정한지 들여다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이익 축소나 정체가 불가피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그래서 나온다. 이번에 드러난 지난해 실적을 종합해 보면, KB금융의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15.5% 증가한 11조2296억원을 기록했고 신한금융은 이자이익 9조535억원, 하나금융 7조4372억원, 우리금융 6조9857억원을 거뒀다. 

다만 4대 금융그룹 각자가 비이자 확장 문제, 비은행 강화 염원 등 2非 이슈에 미리부터 집중해 온 것 또한 분명하다.

물론 지금까지의 비은행 부문의 수익의 경우, 주식투자 등에서 상당 부분 덕을 봤고 이는 증시 활황이 크게 작용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일회성의 면이 없지 않다는 쓴소리인 셈. 앞으로 이런 상황이 변하면 언제든 금융그룹, 은행들의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인데, 이를 보강하는 노력은 물론 앞으로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각 금융그룹의 경쟁력과 스타일이 빛을 발할 전망이다.

비은행 부문 성장세 강화를 둘러싼 KB, 신한 등 4대 금융그룹들의 노력은 치열하다. 비은행 영역 경쟁력이 상대적 약점으로 꼽히던 우리금융은 저축은행과 캐피탈을 편입시키면서 지난해 실적에서 상당한 덕을 봤다. 전년 대비 65.2% 증가한 1조3583억원의 비이자이익을 이번에 거둬들이는 등 틈새를 이용하고 상황을 적극적으로 타개하려는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자랑하고 있는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우리금융은 현재 증권사와 벤처캐피탈 인수도 검토 중이라 본격 질주가 사실상 예약된 상황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비은행 부문 비중을 그룹 전체 수익의 3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미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이 지난해 35.7%에 달해 목표치를 넘어서게 됐다. 10년 체제의 배턴 터치를 함영주 회장 후보자와 하는 시점에 홀가분하게 한 획을 긋게 돼 더 뜻깊다. 

이미 몇 가지 이슈는 완료됐지만, 주요 금융그룹들은 2022년 임원진 교체 등 다양하고 수준높은 난제들을 풀면서 수익성 제고를 계속해 나가야 한다. 그간 다소 위축됐던 해외 진출 등에도 채찍을 들 것으로 전망된다. 급격히 변하는 시기에 뉴노멀을 읽어내고 실제 성과로 연결지을지 금융권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