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출 위축 가능성…다변화·공급망 대응해야"
"내년 수출 위축 가능성…다변화·공급망 대응해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12.2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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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10% 감소 시 경제성장률 0.64%p 하락 예측
"기술·공급력 강화하고 생태계 전환, 국내 이전 유도해야"
기업 빌딩 숲 이미지. [사진=아이클릭아트]
기업 빌딩 숲 이미지. [사진=아이클릭아트]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한국 수출 경기는 내년에 반도체 사이클 전환 등으로 위축될 수 있어 품목·시장 다변화, 공급망 관리 등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20일 발표한 ‘국내 수출의 특징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올해에는 수출이 국내 경제성장을 주도했지만 내년 이후 수출을 위협하는 불안요인이 커져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우선 SGI는 올해 국내 수출의 주요 특징으로 반도체·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의 수출 증가를 꼽았다.

반도체가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9년 17.3%에서 올해 19.7%까지 상승했다. SGI는 국내 경제를 견인하는 반도체 수출은 올해 1∼3분기 경제성장률 4.0% 중 약 1.1%포인트(p)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했다.

친환경 관련 수출도 크게 늘었다.

친환경차 수출 비중은 지난 2019년 11.3%에서 올해 18.9%로 증가했다. 특히 선박 부문에서 이중연료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친환경 선박 점유율은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SGI는 내년 수출을 위협할 3대 리스크로 △반도체 사이클 전환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후 불안 △신흥국 성장 둔화 등을 꼽았다.

SGI는 반도체 산업에 대해 경기 사이클 전환 가능성을 들었다.

SGI는 “반도체 산업은 수요와 공급 차이에 따라 2년 내외 주기로 가격 등락을 반복했는데 내년에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구조상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SGI는 내년 반도체 가격 충격이 현실화돼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경제성장률이 0.64%p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 SGI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후 신흥국 성장둔화로 인한 수출 위협을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SGI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시행한 테이퍼링 영향으로 브라질, 인도네이사 등 재정 취약국의 경기가 크게 위축됐다”며 “당시 신흥국 수입수요 축소로 우리나라 한국의 대(對)신흥국 수출 비중이 지난 2013년 54.7%에서 2015년 53.4%로 줄어든 바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SGI는 중국의 성장 둔화를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해 올해 8.0%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내년에 5.6%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성장률이 6% 밑으로 떨어지는 건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해 2.3%를 제외하면 1990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대해 SGI는 “한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25.3%로 매우 높아 중국의 수입 수요가 줄면 국내 기업의 수출이 직접적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GI는 대중국 수출이 10% 줄면 국내 경제 성장률은 0.56%p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SGI는 이 같은 수출 리스크 대응 방안으로 △수출 품목 다양화 △친환경·고부가 신산업 육성 △수출 시장 다변화 △공급망 관리 등을 제언했다.

SGI는 수출 품목 다양화에 대해 “최근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바이오, 생명과학, 뷰티, 푸드 등 소비재의 국내 공급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환경·고부가 신산업 수출 육성에 대해선 주도권 확보를 강조하며 미래차 기술경쟁력과 부품기업, 정비체계, 인력 등 친환경 중심의 산업생태계 전환을 주문했다.

수출시장 다변화과 관련해선 수출상담회 확대, 온라인·편의점 등 새로운 유통채널 공략을, 공급망 관리에 대해선 신규 수입국 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 구축과 국내 기업의 생산시설 국내 이전 유도를 강조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은 “내년에는 반도체 사이클 전환, 신흥국 성장 둔화 등 위험 요인에 잘 대응하고 미국이 구상 중인 ‘인도-태평양 경제 틀(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 관련 정보를 선제적으로 입수해 활용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