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미크론 포비아
[기자수첩] 오미크론 포비아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1.12.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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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만에 일상회복을 꿈꿨던 국민들의 희망은 불과 한 달 만에 사그라들었다.

지난달 24일(4115명) 처음 4000명대에 진입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이후 일주일만인 이달 1일(5122명) 50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8일(7174명)에는 6000명대를 건너뛰고 바로 7000명대로 직행했다.

사적모임 확대, 식당·카페 영업제한 해제, 전면등교 개시 등 이 같은 확산세에 불을 지핀 원인은 많다. 특히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은 향후 추이에 대한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오미크론이 최초 보고된 곳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이후 이틀 만인 지난 11월26일 우려변이로 지정됐고 전 세계 60여 나라로 퍼져나갔다. 각국이 긴급 봉쇄조치에 나섰지만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국내에서도 지난 11월24일 입국한 나이지리아 방문 목사 부부를 시작으로 빠른 속도로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교회 행사에 참석한 오미크론 관련 밀접 접촉자가 1000명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추가 감염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당초 오미크론은 기존 우세종인 '델타' 변이보다 전염성은 4배 이상 빠르지만 감염 시 치명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전 세계 오미크론 확진자들은 경증이거나 무증상 상태를 보이고 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역시 보고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미크론이 델타를 밀어내고 우세종이 된다면 감기 바이러스처럼 관리 가능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경우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백신 3차 접종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백신 3차 접종 간격을 3개월로 단축하는 등 오미크론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제는 오미크론이 면역을 회피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더 많이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의료체계가 마비돼 결과적으로 중증 환자 사망률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무엇보다 일상회복의 문에 다다랐던 국민들에게 진정한 공포는 자가격리일 듯하다. 기존에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확진자와 접촉하더라도 격리에서 면제됐지만 오미크론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에는 접종완료자도 예외 없이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오미크론이 일상회복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기에 더 큰 공포로 다가온다.

[신아일보] 한성원 기자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