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남욱 전격 구속… 대장동 의혹 '윗선' 수사 속도 낸다
김만배·남욱 전격 구속… 대장동 의혹 '윗선' 수사 속도 낸다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1.11.0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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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사진=연합뉴스)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으로 꼽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구속됨에 따라 성남시청·성남시의회 등 이른바 '윗선' 규명을 위한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서보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김씨에 대해 특경법상 배임, 뇌물공여·뇌물공여약속 등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남 변호사도 구속됐다.

법원은 김씨와 남 변호사의 영장 발부 사유를 공통적으로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김씨와 남 변호사 등이 대질신문 과정에서 서로 '말 맞추기'를 한 정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3일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이어 김씨와 남 변호사가 구속되면서 검찰은 '윗선' 규명과 로비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가진 성남시청의 개입 여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당시 성남시장으로 재직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공문에 여러 차례 서명했고, 2015년 2월경 정민용 변호사로부터 공사 이익을 확정한 내용의 공모지침서를 보고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이 황무성 전 성남도개공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면서 이 시장과 그의 측근인 정진상 전 정책실장을 언급한 녹취록도 공개됐다.

검찰은 성남시의회 관계자들에 대한 로비 의혹도 정조준하고 있다.

이번 구속영장에는 김씨가 성남시의원을 상대로 활발한 로비 작업을 벌인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초기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성남시의장에게 30억원, 성남시의원에게 20억원이 전달됐고, 실탄은 350억원'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 여기서 '성남시의장'은 최윤길 전 의장으로 지목됐다.

최 전 의장은 2011년경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에게 유 전 본부장을 소개해 준 인물이다.

시의회 활동을 그만둔 뒤에는 화천대유 임원으로 근무하면서 성과급으로 40억원을 챙기고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또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고 퇴직금 등 명목으로 받은 50억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미 곽병채 씨를 두 차례 불러 조사한 검찰은 조만간 곽 의원도 소환해 진술을 확보한 뒤 추가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박영수 전 특별검사·권순일 전 대법관 등 고위 법조인 출신 화천대유 자문단의 역할 등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