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반도체주…삼성전자↓·SK하이닉스↑
엇갈린 반도체주…삼성전자↓·SK하이닉스↑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11.0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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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고점 대비 40% 빠지며 밸류에이션 매력↑
삼성전자는 고점 대비 29.44%↓…30% 중반이 하락 저점
올해 SK하이닉스 주가 동향. (자료=키움증권 HTS)
올해 SK하이닉스 주가 동향. (자료=키움증권 HTS)

반도체 업종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양사가 모두 3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는 보합세를 보인 반면 SK하이닉스는 5%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그간 삼성전자에 비해 SK하이닉스 주가가 더 많이 빠졌던 만큼, 투자자들에게 저점 매수를 권고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3일 연중 최저치인 9만500원을 기록한 후 지난 28일 기준 10만3000원까지 13.8%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6만8300원에서 6만9800원으로 2.1% 오르며 SK하이닉스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양사 목표주가에 대한 증권가 분위기도 엇갈렸다. 

삼성전자가 3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28일 NH투자증권만이 목표 주가를 상향했다. 지난 7일 잠정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내렸던 SK증권과 유진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KB증권은 확정실적 발표 이후에도 목표주가를 그대로 유지했다. 

반면, SK하이닉스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26일 이후에는 유진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대신증권이 목표주가를 모두 올렸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삼성전자 대비 더 많이 내리면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크게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올해 연고점인 15만500원(3월2일) 대비 39.86% 빠진 반면, 삼성전자는 9만6800원(1월11일) 대비 29.44% 내리는 데 그쳤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래 통상적인 반도체 주가 하락기에는 평균적으로 SK하이닉스가 고점 대비 40%, 삼성전자가 30% 중반 정도까지 빠지는 게 일반적인데, 최근 SK하이닉스는 저점 부근까지 빠진 반면 삼성전자는 25% 내외 정도 빠지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경기가 위기 상황까지 가지 않는다는 가정에서라면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충분한 가격 조정을 거친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에 대해 저점매수가 유효한 구간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최근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이 과거 적자 경영 당시 수준으로 크게 내렸던 상황이었다"며 "그런데다가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대만 지진으로 공장 가동에 피해를 입었다는 성명을 내면서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가격 상승 기대에 힘입어 좀 더 오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코스피 시가총액 1위 대장주인데 따른 부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국내 증시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시총이 큰 삼성전자를 담기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이승우 센터장은 "최근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원자재·에너지 수입국인 한국의 증시는 외국인에게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그런 관점에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리기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고,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SK하이닉스 대비 5배가 넘는다"며 "몸집이 큰 주식일수록 주가가 느리게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을 가를 만한 사업적인 차별성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 역시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를 반영하자면 바로 반등 추세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송명섭 연구원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반도체 부문 실적이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어 사업적인 차별점은 없다"며 "SK하이닉스 역시 과거 주가 하락기에서 그랬듯 이번에도 저점 형성 후 상승 추세로 바로 전환되기보다는 당분간 반등과 반락이 이어지는 국면을 거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