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점대 씬파일러들, '전용 대출' 관점 전환할 때
700점대 씬파일러들, '전용 대출' 관점 전환할 때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1.10.0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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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실적 만들기 필요…평가기관에 수정 요청도 방법

국민 4명 중 1명이 이른바 '씬파일러(금융이력부족자)'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씬파일러 탈출 해법에 관심이 모아진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이력부족자들이 신용점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신용카드 사용 등 각종 거래 실적과 함께, 각종 공과금과 4대 보험 등 납부를 연체없이 관리해야 한다. 특히, 대출을 무조건 백안시하기 보다는 오히려 거래 실적 쌓기의 요령으로 활용할 필요도 제기된다.

시중은행 상담 창구의 모습. (사진=신아일보DB)
시중은행 상담 창구의 모습. (사진=신아일보DB)

은행권에서는 신용점수를 높이려면 신용카드 사용 등 각종 거래 실적과 함께 각종 공과금, 4대 보험 등 납부를 연체없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이라면 연체없이 사용하도록 권하고, 할부거래는 자제하라고 설명한다"면서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이용도 긍정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통신료나 각종 공과금 및 4대 보험을 연체 없이 납부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은행들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대출 상품들은 수백가지 변수를 넣기 때문에 신용점수 올리기 비법을 따로 떼어서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전통적으로 자동이체, 관리비 등 이체 거래 실적 등을 보기 때문에 오래 (주거래은행을 정해 두고) 거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근래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대출을 얻는 자체가 쉽지 않다. 아울러 핀테크 발달로 주거래은행에서 등급을 올리기보다는 그때그때 유리한 상품을 찾아 이동하는 게 낫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신용점수를 올리는 것은 과연 실질적 효과가 있을까?

우수고객에 해당하는 경우 근래 주거래은행에서의 혜택을 노리기 쉽지 않다. 예를 들어 KB국민은행의 MVP 등급을 위해서는 총자산 3000만원 이상, 점수 1만점 이상을 충족해야 하는데 급여이체 300점, 대출 10만원당 3점 등 점수 관리 방법이 까다로워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씬파일러의 경우 반대로 점수를 모을 필요가 높기 때문에, 주거래은행을 통한 관리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은행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 씬파일러 상황은 700점대에 몰려있기 때문에 적절히 관리를 해주면 기대이상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신용평가기관인 나이스(NICE)평가정보의 지난 9월 말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씬파일러는 총 1280만7275명(전체 평가 대상의 27.1%),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측 기준으로도 씬파일러는 1194만2503명(24.7%)이다. 또, 씬파일러로 분류된 상당수는 신용점수가 700점대에 머무르는 비율이 높았다. 800점대와 달리, 이 구간에 해당하는 이들은 통상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거나 비싼 이자를 내야 한다.

실제, 나이스평가정보가 분류한 씬파일러 중 955만4831명(74.6%)이 700~800점 사이였다. 300점대는 4.3%(54만5595명)였고 600점대는 3만5316명(0.3%)으로 비교적 적다. 200~500점대는 숫자가 상당히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안정적 소득이 있어도 거래실적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씬파일러 구간에 머무는 비율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해결 가능한 점수 차로 이자 부담을 지는 대신 '평소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또, '비상금대출' 이용에 대한 의견도 눈길을 끈다. 큰 한도는 아니지만 조건을 상대적으로 덜 따지는 대출 상품이 씬파일러들을 위해 마련돼 있다. 아직 점수 관리를 통한 대출 등급 상승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급할 때 요긴하게 활용하라는 조언이다.

예를 들어, NH농협은행은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 모형을 도입한 'NH씬파일러 대출'을 출시했다. 통신사 정보 등의 비금융 데이터를 보고 신용·소득이 낮아도 상환능력이 있는 고객을 선별한다.

하나은행은 소득 증빙이 어려운 주부, 사회 초년생, 영세 자영업자 등도 이용할 수 있는 '하나원큐비상금대출'를 마련해 두고 있다. 우리은행도 통신 3사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무서류 비상금 대출을 두고 있다.

대출을 감점 요인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실보다는 득이 많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낸다는 자체에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는데, (대출을 낸 기록 등) 거래가 아예 없는 것도 문제"라면서 적당한 필요가 생길 때마다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른 은행원 역시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은 자금 흐름을 스스로 관리하지 못 하는 조짐으로 보기 때문에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 (씬파일러 특화 대출은) 어쨌든 은행 대출이라 아무래도 다르게 평가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점수 상승 요인들을 꾸준히 만드는 한편, 이미 성실 납부 조건이 된다고 자부하는 이들은 '나이스지키미' 사이트 등을 통해 직접 신용평가 점수 수정 요청을 하는 투트랙으로 관리가 가능하다. 통신사 요금이나 소득 증명원, 각종 보험 납부 기록 등을 '마이 데이터' 코너 아래 '마이 부스터'에서 관리, 결과를 확인할 수도 있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