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지금 '한국철도·SR'에 필요한 사장
[데스크 칼럼] 지금 '한국철도·SR'에 필요한 사장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1.09.23 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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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산하 철도 운영 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이하 한국철도)와 주식회사 에스알(이하 SR)이 새 사장을 기다린다. 

한국철도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23일까지 사장 후보자 지원서를 받는다. 지난달 19일까지 1차로 지원서를 받았지만, 필요 후보자 수가 충족되지 않아 추가 모집 중이다.

SR 임추위 역시 지난 7월23일까지 대표이사 후보를 공모했지만, 필요 인원을 채우지 못해 지난달 말까지 두 차례 추가 공모를 냈다. 이를 통해 후보 5명을 정해 최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로 넘겼다.

공기업 대표 인선은 매번 중요한 관심사지만, 지금 분위기는 평소와 또 다르다. 열기를 더하는 대선정국은 공기업 사장 자리 적임자를 찾는 셈법을 복잡하게 한다. 당장 내년 5월이면 대통령이 바뀌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장이 얼마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라는 기본적인 전망 자체가 불투명하다. 한국철도와 SR이 내건 공고문에는 사장 임기가 3년으로 명시됐지만, 이 숫자는 사실상 무의미하다.

제1대 신광순 사장부터 최근 물러난 9대 손병석 사장까지 지난 2005년 출범한 한국철도에 임기를 가득 채운 사장은 아직 없다. 부정·비리 의혹이나 정책적 충돌, 정계 진출, 열차 사고 책임 등 다양한 이유로 약속된 날보다 일찍 자리를 비웠다. 사장이 임기 만료 전에 갑자기 물러나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한국철도 사장 퇴임과 신임 사장 취임 사이 공백기에는 어김없이 부사장 겸 사장 직무대행 체제가 가동된다. 현재도 정왕국 한국철도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SR은 2014년에 출범해 대표이사 3명을 거친 게 전부라 바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2대 이승호 대표는 1년2개월 만에 돌연 사퇴한 뒤 대구시 경제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 권태명 사장이 임기를 꽉꽉 채운 것은 고무적이다.

그동안 공기업 사장은 정권에 대한 보은성 인사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낙하산'이라는 꼬리표를 다는 건 뉴스도 아닐 정도다. 철도라고 예외는 아닐 건데, 취임 후에도 이런저런 바람을 많이 타는 철도 공기업 사장들은 자리보전이 정말 쉽지 않다. 대선을 이제 겨우 5개월여 앞둔 지금 새로 임기를 시작할 수장들의 앞날을 저울질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후보들이 동등한 능력을 갖췄다고 가정하면, 지금은 시기적으로 정치권 바람을 덜 타는 인물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정권이 바뀌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버리는 기관장도 적잖다. 그러나 철도 공기업 직원들은 술이 익을 겨를도 없이 사장이 바뀌어 버리는 고충을 겪어 오지 않았던가?

정치권 연줄로 날고 기는 인물보다 조직을 우직하게 안정적으로 끌고 갈 인물이 필요하다. 영향력 있는 외부 인사가 혁신을 외치고 변화를 가져오는 것도 좋지만, 시작만 있고 마무리가 없었다는 게 문제다.

이런 측면에서 철도업계 안팎에서는 한국철도와 SR 내부 인사 중에 사장 선임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긍정적이다. 앞서간 사장들이 이일 저일 벌여놨다면, 조직에 대해 속속들이 아는 인물이 중간 중간 매듭을 짓는 역할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런 저런 외풍에 휘둘리지 않고, 주어진 시간에 끝까지 충실하길 바라는 기대가 크다.

임기를 3년으로 정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100m를 달리는 데 걸리는 시간과 마라톤을 뛰는 데 걸리는 시간이 같을 수 없다. 한국철도·SR 사장에게는 기본적으로 3년이라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마무리할 수 있는 일과 역할을 준다. 이것이 1~2년짜리 '사장 인턴'이 아니라 회사를 위해 충실히 임기를 채울 수 있는 '진짜 사장'을 뽑아야 하는 이유다.

cdh4508@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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