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포커스] IOC, 北 동계올림픽 제한… 文 모멘텀 '먹구름'
[정치포커스] IOC, 北 동계올림픽 제한… 文 모멘텀 '먹구름'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9.0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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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 계기 평화 진전 방안 찾을 것"
IOC "北, 도쿄 올림픽 불참… 2022년까지 참가자격 정지"
엎친데 겹쳐 열병식까지… 靑 "원론적 말씀 또 드리겠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권수립 73주년('9·9절') 경축행사에 참가한 노력혁신자·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리춘히 아나운서와 팔짱을 끼고 기념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위원장 오른쪽에는 '인민배우' 칭호를 받은 가수 김옥주가 보인다. 김옥주는 2018년 4월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에서 이선희와 듀엣곡을 불러 남한 대중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권수립 73주년('9·9절') 경축행사에 참가한 노력혁신자·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리춘히 아나운서와 팔짱을 끼고 기념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위원장 오른쪽에는 '인민배우' 칭호를 받은 가수 김옥주가 보인다. 김옥주는 2018년 4월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에서 이선희와 듀엣곡을 불러 남한 대중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북한의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 자격을 박탈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구상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말을 아끼면서 최대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9일 IOC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의 북한 참가 정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회원국한테 취한 조치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별도로 논평할 사안은 없다"며 "다만 정부는 남북 정상이 합의한 바와 같이 베이징 올림픽 등 다양한 계기를 통해서 남·북한 스포츠 교류, 한반도 평화를 진전시킬 방안을 계속 찾아보고 노력해 나갈 것이라는 점 말씀드린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북한이 정권수립 73년을 맞아 심야 열병식을 단행한 것과 관련해 '지난해 9월 이후 벌써 세 번째인데, 유례없이 잦은 열병식의 의도를 청와대를 어떻게 보느냐' 묻자 이 관계자는 "원론적인 말씀을 또 드리겠다"며 "저희는 열병식을 실시한 그런 정황에 대해서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정밀하게 분석하고 있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애둘렀다.

앞서 토마스 바스 IOC 위원장은 "IOC 이사회는 코로나19를 이유로 한 북한의 도쿄 올림픽 불참과 관련해 북한 올림픽위원회(NOC)의 자격을 2022년 말까지 정지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올림픽 헌장을 위반했고, 올림픽 헌장에 명시된 참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IOC 설명이다. 자격 정지 기간 중에는 IOC로부터 어떠한 재정적 지원도 받을 수 없다.

당초 청와대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접촉하고, 이를 남북 정상회담 징검다리를 놓을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북한이 참가를 못하게 되면서, 청와대가 실제 이를 대비했었다면 문 대통령의 기치 전환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 러시아가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단' 자격으로 참가한 바 사례가 있지만, 북한 선수가 개인 자격으로 참가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중론이다. 설령 선수가 개인적으로 출전해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림픽 무대에 얼굴을 내밀기엔 명분이 약하다.

다만 남북관계 개선의 명분은 아직 남았다. 금명간 한국에 오는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회동이다.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왕 부장은 오는 10일부터 15일까지 한국을 비롯한 4개국을 공식 방문한다. 이를 계기로 소통망을 북한으로 확대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올해는 남북의 국제연합(유엔) 동시 가입 30주년이다. 문 대통령이 곧 있을 유엔 총회에 대면 참석할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북한의 9월 행보를 계속해서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9·19 평양공동선언 3주년과 유엔 총회에서 문 대통령이 낼 메시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모든 국민께서 함께 걱정하시고 지켜보셨던 한미연합훈련이 끝나고 지금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늘 북한과의 대화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강력한 한미 공조를 통해서 이러한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상황을 늘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유엔 총회는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30주년을 맞이하는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해이기 때문에 가급적 남북한이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모든 제반 상황을 고려해 유엔 총회 참석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알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