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롯데그룹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선 여전히 숨고르기 중이다. 업계 안팎에선 롯데가 위기를 극복하고 도약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그룹으로선 소문만 무성한 형국이다. 일각에선 그룹 내 인사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M&A 시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롯데는 201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창출원)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의 근간인 롯데쇼핑은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롯데쇼핑은 2018년 17조8208억원, 2019년 17조6220억원, 2020년 16조1844억원 등 매출이 줄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5970억원에서 4279억원, 3461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가운데 유통 경쟁사인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은 야구단, 이(e)커머스, 뷰티·헬스케어, 패션 플랫폼, 기업복지몰 등 다양한 분야로 영토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도 신사업 발굴이 시급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는 이 중 시너지를 가장 빠르게 낼 수 있는 M&A 시장에서 성과를 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신동빈 회장은 앞서 올해 하반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신사업 발굴과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을 우선 고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래 관점의 투자와 과감한 혁신,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핵심 인재 확보 등을 주문했다.

롯데는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한샘 지분 30.21%와 경영권 인수를 위해 신설하는 사모펀드(PEF)에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 인수 시 건설·가전양판점 등 기존 사업들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롯데쇼핑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공시했다.

롯데는 앞서 지난 7월 바이오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나 이 역시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다만 롯데지주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혁신실 내 바이오팀과 헬스케어팀을 신설하고 외부에서 해당 사업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영입한 만큼 바이오·헬스케어 사업화는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2021년 반기보고서 자본 기준 롯데지주 8조1375억원, 롯데쇼핑 11조5839억원 등 실탄이 넉넉한 점도 롯데가 M&A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M&A 시장에 새로운 매물이 나오면 단골로 거론되는데 이는 롯데의 사업이 정체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내부에서도 신사업에 대한 갈망이 크다고 알려진 만큼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등을 고려한 신규사업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아직까지 움직임이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조직을 흔들려면 혁신적이고 파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롯데가 얼마나 파격적으로 개혁을 할지 관심 있게 지켜볼 때다. 특히 올해 인사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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