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공식 입장' 인터뷰 "한국과 돈독한 관계 원해"
탈레반 '공식 입장' 인터뷰 "한국과 돈독한 관계 원해"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1.08.2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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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위원회 간부 압둘 카하르 발키 “인권 존중하고 국제 규범 지킬 것”
故윤장호 하사 사망‧샘물교회 피랍사건 언급… “자결권 따른 방어 행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받고 한국과의 돈독한 관계를 원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탈레반의 대외 홍보창구인 문화위원회(Cultural Commission) 소속 간부 압둘 카하르 발키는 23일 새 정부 준비 상황 등을 밝히며 “우리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부터 아프간의 합법적인 대표 정부로 인정받기를 희망한다”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인터뷰에서 발키는 “과거 집권기(1996∼2001년) 국호인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에미리트'의 공식 입장”이라며 “아프간 국민은 오래 계속된 싸움과 큰 희생 후에 외국 지배에서 벗어나 자기결정권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아프간의 미래 정부가 돈독한 관계를 구축하고 양국의 이익을 위해 경제 교류를 강화할 것을 희망했다.

발키는 “아프간에는 리튬 등 손대지 않은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한국은 전자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아프간과 함께 서로의 이익을 위해 협력해 나갈 수 있다”며 “우리는 한국 지도자 및 경영인과 만나기를 원하며 경제적·인적 교류를 강화하기를 강력히 바란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아프간 전역에 묻혀 있는 철, 구리, 금 등 광물을 비롯해 희토류와 충전용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 등의 가치가 1조 달러(약 1170조원)에 달한다는 CNN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007년 아프간에서 발생한 한국군 고(故) 윤장호 하사 폭탄 테러 사망사건과 분당 샘물교회 자원봉사자 피랍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발키는 “당시 우리나라는 외국군에 의해 점령된 상태였다”며 “자결권에 따라 우리 권리를 방어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과거 속에서 살지 않고 미래를 바라봐야 하는 게 시급한 문제”라고 해명했다.

또 과거 한국 관련 기관에서 근무했다는 이유로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현지인들에 대해서는 “사면령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는 외국인과 일한 모든 이들에게 사면령을 내렸다”며 “그들이 떠나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그들의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새 정부 구성과 인권 유린 지적에 대해서는 “포괄적 정부 구성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이슬람 법체계 안에서 모든 인간의 보편적 권리를 존중하고 모든 국제 규범도 충실히 지킬 것이다. 다만, 불행하게도 미디어들이 우리를 겨냥해 대규모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