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회복세 둔화 지적'에 OPEC+ 팔 비튼 美
OECD '회복세 둔화 지적'에 OPEC+ 팔 비튼 美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1.08.12 0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물가 관리 방안으로 기름값 고공행진 꺾을 필요 높아
산유국 쪽은 논평 거부, 백악관 일단 표정 관리
석유 증산 문제로 백악관 관계자가 이례적인 강경 발언을 내놨다. 사진은 석유 시추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석유 증산 문제로 백악관 관계자가 이례적인 강경 발언을 내놨다. 사진은 석유 시추선. (사진=대우조선해양)

미국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산유국을 향해 석유 추가 증산을 요구해 눈길을 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미국 등 글로벌 경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관리와 석유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OPEC+는 일단 정중동 상황이다.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즈 등 주요 외신들은 11일(이하 모두 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산유국들의 증산 계획에 대해 부족하다며 압박 성명을 냈다고 보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중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충분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높은 유가는 경제회복에 악영향 요소"라면서 글로벌 경기 위축 상황을 언급하면서 "OPEC+ 산유국들이 경제 회복에 더 많이 공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달 OPEC+는 올해 세계 경제가 회복세에 대응, 올해 말 기준 증산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OPEC+는 하루 200만배럴까지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지만,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현재 국제 원유 가격 등 유가 동향이 올해 초에 비해 불안정하다. 일례로, 미국의 휘발유 소매가격은 1갤런(3.78ℓ)당 3.18달러로 1년 만에 1달러 이상 뛰어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백악관이 OPEC+에 증산을 요구하는 성명을 낸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즈는 일단 OPEC+는 이 문제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백악관 측은 이 논평 거부에 "즉각적인 답이 나와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면서 의미를 축소하고 "장기적 관계에서의 문제"라고 언급했다고 파이낸셜타임즈는 보도했다. 

즉, 이 같은 백악관 측 성명과 일련의 반응(논평 거부), 재반응 등의 흐름을 볼 때 대단히 의미있는 힘겨루기가 향후 진행될 것으로 전망할 수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하므로 끈질기게 유가 문제에 글로벌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은 미국 물가 문제와 유가 동향 때문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인플레이션 거품이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매체는 연간 기준으로는 5%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11일 가디언은 OECD가 물가와 유가 문제를 지적하는 보고서를 냈다고 보도했다. 

OECD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코로나 규제 완화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던 주요국들의 성장 동력이 한달 전부터 힘을 잃었다고 우려했다. 특히, OECD는 미국의 회복세가 모멘텀을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가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피난처가 없는 건 아니다. 가디언은 자산운용사 브르윈 돌핀을 인용해, 성장 둔화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유가 하락은 미국의 주요 인플레이션 완화 요인"이라며 주요 지렛대 활용 가능성을 거론했다. 

즉 "유가 하락은 (전반적 상황이) 원활히 작동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물가 상승 속도를 보다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브르윈 돌핀사는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증산 압박 등 유가 관리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아일보] 임혜현 기자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