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환골탈태' GS리테일을 기대하며
[기자수첩] '환골탈태' GS리테일을 기대하며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08.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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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을 둘러싼 젠더 논란이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작은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가 올해 5월1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공개한 ‘캠핑가자’ 이벤트 홍보 게시물에 함께 올린 포스터부터다. 당시 포스터에 삽입된 손가락 이미지가 남성 혐오 온라인 커뮤니티인 메갈리아의 로고며, 손가락 옆 소시지의 경우 남성의 성기를 표현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GS25는 다음날인 2일에서야 포스터 디자인을 수정했으며 앞으로 이벤트 이미지 제작과 문구에 오해가 없도록 더욱 세심한 검토와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논란이 발생한 당일 사과한 게 아니어서 다소 늦은 감이 있었지만 그만큼 고민이 컸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수정한 이미지 역시 서울대 페미니즘 동아리의 마크와 비슷하단 주장이 나오면서 남성 혐오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GS25는 서둘러 포스터를 삭제했지만 진화하기엔 역부족이었다. GS25의 이 같은 행보는 남성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고 GS25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일부 소비자들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사용된 ‘노노재팬’ 이미지를 활용해 GS25 불매운동 동참을 독려했다.

논란이 일어난 지 약 한 달 후, 조윤성 사장은 편의점 사업부장 겸직에서 해제됐다. 또 해당 포스터를 제작한 마케팅 팀장은 보직에서 해임됐고 디자이너는 징계를 받았다.

일단락될 줄만 알았던 GS25의 젠더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일각에서는 포스터 속 손가락의 의도에 대한 조사 없이 수습하는 데 급급해 성차별주의자들에게 사과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디자이너 징계 철회 등 GS리테일이 취한 조치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GS리테일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2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7% 줄었다. GS25의 경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9% 줄었다. GS리테일은 감소원인으로 코로나19와 기상악화를 꼽았지만 젠더 논란에서 비롯된 이미지 하락, 불매운동의 영향이 크다는 걸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문제는 한번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GS리테일이니까’, ‘GS리테일이 GS리테일했네’와 같은 프레임에 갇히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

GS홈쇼핑과의 합병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현재, 이번 젠더 논란이 발목을 잡지 않도록 적극적인 개선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소비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세심하게 되짚어보고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