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MRO진출 관련 공익감사 청구
사천시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MRO진출 관련 공익감사 청구
  • 김종윤 기자
  • 승인 2021.07.2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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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MRO진출 관련 공익감사 청구/사천시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MRO진출 관련 공익감사 청구/사천시

경남 사천시민들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항공MRO사업 직접 추진과 관련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항공MRO사업 지키기 대책위원회는 28일 항공정비사업에 직접 참여하려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인천국제공항공사법, 한국공항공사법, 공항시설법 등의 위반 여부에 대한 공익감사를 요청했다.

항공MRO사업 지키기 대책위원회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항공MRO사업 진출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단체로 사천소재 항공업체 관계자, 도의원, 시의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공사의 설립 목적과 사업범위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항공MRO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관련법령 위반이므로 감사원의 공익감사가 필요하다는 것.

특히, 이번 공익감사 청구는 사천시민 2,400여명이 동참하면서 감사요건인 300명을 훌쩍 넘겼는데, 사천시민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 그 크기를 충분히 짐작케 하고 있다.

공익감사 청구는 공공기관이 위법·부당한 업무처리로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 공익을 목적으로 특정 사항에 대해 감사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로 19세 이상 국민 300명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항공MRO사업 지키기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국가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외국회사와의 투자협약을 빌미로 항공MRO사업을 직접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 5월 4일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 항공정비업체인 ㈜샤프테크닉스K와 ‘인천공항 항공기 개조사업 투자유치 합의각서(MAO)’를 체결했다. 이는 항공정비사업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과 마찬가지다.

현행 법률상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 항공기 개조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인천국제공항공사법과 한국공항공사법 및 공항시설법에 반하는 법령 위반행위이다.

아울러 김현미 전 국토부장관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접 항공기정비업을 수행하려는 것은 민간사업 영역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인정한 바 있다.

항공기 정비업이 사기업 (private sector) 영역인데도 국가기관 (public body)인 인천공항공사가 항공기 개조시설 건축과 임대 등 직접 항공 MRO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국제무역기구(WTO) 피소 대상이 되어 무역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다.

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항공MRO사업에 참여한다면 국가 핵심 인프라 사업에 대한 중복투자로 혈세 낭비는 물론 지역경제를 죽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경남지역을 우주항공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대통령의 국정과제 지역공약과 국토교통부의 항공정책 기본계획을 토대로 진행해 온 경상남도와 사천시의 발목을 붙잡는 행위로 지역 간 갈등은 불 보듯 뻔하다.

특히,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역행하는 정책이 될 것이다.

지난해는 각종 균형발전 정책에도 수도권의 인구가 비수도권을 추월했으며, 지방소도시는 소멸을 걱정하는데 반해 수도권은 집값 상승을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통령의 국정과제 중 하나가 전 지역이 고르게 잘사는 국가균형발전이며, 강력한 국가균형발전 체계 확립으로 균형성장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물동량 기준으로 세계 2위인 인천공항이 항공MRO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수도권에 치중된 일자리를 더욱 쏠리게 할 것으로 예견된다.

이처럼 항공MRO 사업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직접 참여하는 것은 법령 위반일 뿐만 아니라 수도권 집중 심화는 물론 국토균형발전과 항공산업 발전을 저해하므로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서희영 항공MRO사업 지키기 대책위원장은 “연간 100대를 정비하더라도 매출은 500억원이 되지 않는 투자비용 회수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사업을 사천과 인천국제공항공사로 분산 진행하게 되면 제조업 공동화로 양 지역 모두가 공멸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도근 사천시장은 “항공MRO사업은 민간의 영역이며, 인천국제공항공사가 MRO사업에 직접 참여한다면 사천지역 경제를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사천시민 뿐 아니라 340만 경남도민과 힘을 합쳐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2017년 12월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를 MRO사업자로 선정했고 KAI는 항공기정비 전문업체 KAEMS를 설립해 국내 LCC업체의 항공기를 정비하고 있다.

또한 경남도와 사천시, KAI는 총 4,229억원을 투입해 31만㎡의 항공MRO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항공기 정비동 등을 건설 중이다.

[신아일보]사천/ 김종윤 기자

kyh7019@cholli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