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 사퇴 17일 만에 전격 입당… "좋은 정치로 보답"
윤석열 "한 번 정한 방향 일관되게 걷겠다"… 與 "반헌법적"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가운데, 야권의 대선 후보 경쟁 구도가 출렁이는 모습이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를 찾아 이준석 대표 등 지도부를 면담한 뒤 전격 입당했다.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을 사퇴한 지 17일 만이며, 국민의힘 밖 유력 주자의 첫 입당 사례다.
최 전 원장이 입당하면서 야권의 대선후보 경쟁 구도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입당 행사에서 "좋은 정치를 하는 것으로 국민께 보답하겠다"면서 "온 국민이 고통받는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명제인 정권교체를 이루는 중심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밖에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보다는 정당에 들어가서 정치를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는 것이 바른 생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또 "미래가 보이지 않는 청년들이 이제는 희망을 품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런 나라를 만드는 데 앞으로 제 모든 걸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대해 많은 국민이 아쉬운 마음을 갖고 계신다는 것도 잘 안다"면서도 "이 대표가 취임한 이후 국민의힘이 새로운 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그런 노력이 국민의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을 지켜봤다"고 언급했다.
이어 "저도 이런 변화와 변혁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좋은 정치로 국민께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전 원장은 감사원장 퇴임 이유에 대해 "저에 대한 정치적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장직을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방안을 고민했다"며 "정치를 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도 고민했고 내가 한다면 잘 할 수 있을 것인가도 고민했다.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문제도 어젯밤 밤새 고민하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야권의 다른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해서는 "다른 분들의 행동이나 선택에 따라 행보를 결정해오지 않았다"며 "유불리와 관계 없이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만나 함께 고민하면서 앞으로 이 나라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반면 야권의 다른 유력 대권주자인 윤 전 총장은 계속 국민의힘과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날 서울 종로구 반기문재단에서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을 예방한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손해나 유불리를 떠나서 손해를 입더라도 제가 한 번 정한 방향에 대해선 일관되게 걸어가겠다 말했다"면서 "정치하는 분들의 각자 상황 판단과 선택을 존중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입당이 늦어지면서 나오는 비판에는 "비판은 자유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존중하겠다"고만 했다.
한편, 최 전 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에 여권은 맹비난을 쏟아냈다.
김진욱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감사원장 임기 중 사퇴하고 곧바로 입당한 것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반헌법적 사례를 남겼다"며 "대권 욕심에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을 망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