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월성 원전, 총장직 그만 둔 것과 관련"… 최재형과 공감대
윤석열 "월성 원전, 총장직 그만 둔 것과 관련"… 최재형과 공감대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7.0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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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검 수색 지휘하자 감찰·징계 청구"
"최재형 직 그만 두게 한 것도 월성 원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서울대 공학관 앞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을 주도해 온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와 면담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서울대 공학관 앞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을 주도해 온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와 면담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5일 공직에서 물러난 직접적인 이유 중 하나로 월성 원자력 발전소 수사를 꼽으면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대학교에서 주한규 원자핵공학과 교수와 면담한 후 취재진과 만나 "제 스스로 생각할 때는 총장직을 그만 두게 된 것 자체가 월성 원전 처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표명했다.

윤 전 총장은 "월성 원전 사건이 고발돼 저희가 대전지방검찰청에 전면 압수수색을 지휘하자마자 바로 (저에 대한) 감찰과 징계 청구가 들어왔다"며 "또 어떤 사건 처리에 대해 음으로 양으로 굉장한 압력이 있었다"고 소회했다.

그러면서 "첫 직무정지를 소송을 통해 극복하고 (지난해) 12월 1일 다시 검찰에 복귀해 (감사원의 산업통상자원부) 감사를 앞두고 관련 자료를 폐기한 인물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지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리고 같은 달 24일 다시 징계에 의한 직무정지 효력정지 가처분을 받고 복귀해 수사를 지휘했는데, 저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고 하는 것이 백운규 전 산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계기로 이뤄진 거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그래서 더는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해 (자리에서) 나왔다"라며 "탈원전과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한 최 전 원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제가 정치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월성 원전 사건,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며 "최 전 원장이 정치에 참여할지는 모르겠지만, 감사원장직을 그만 두게 한 것 역시 월성 원전과 관계 있으니 탈원전이란 것이 국가 정책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고 복기했다.

덧붙여 "사회적 합의가 부족했을 뿐 아니라 굉장히 무리하게 추진돼 법적인 문제를 많이 안고 있다"며 "처음 사건을 배당해 일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탈원전 부분에 대해서 인식이 부족했던 거 같다. 그러나 사건을 지휘하면서 '이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구나, 너무 무리하게 추진됐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과 관련한 핵심 쟁점 중 하나인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단 내용이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백 전 장관은 원전이 조기 폐쇄되도록 재검토를 지시했고, 그 배경에 문재인 대통령의 '월성 1호기 영구 가동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지' 질문이 있었다. 일부 산자부 공무원은 감사원이 감사를 시작하자 관련 증거 자료와 청와대에 보고한 자료 등 444개의 파일을 조직적으로 삭제했다.

이후 감사원은 이같은 내용을 검찰에 수사 의뢰해 대전지검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대전지검의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수사에 근거 자료를 제공한 최 전 원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원전에 대해 "체르노빌 사건만 기억할 것이 아니고, 그 에너지(자원)가 저비용으로 생산돼야만 산업 경쟁력이 생기고 일자리가 생겨 청년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며 "단순히 원전 문제로 끝날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라는 게 안보와 정책, 우리 삶에 굉장히 중요한 것인데 이것이 과연 국민의 합당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로 추진된 건가 의구심이 많다"며 "탈원전 방향은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고 표명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