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경-열' 라인업 3개월, 꿈틀대는 정부
[기자수첩] '최-경-열' 라인업 3개월, 꿈틀대는 정부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06.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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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손경식-구자열로 이어지는 일명 ‘최-경-열’ 경제단체장 라인업 파워력이 갈수록 강력해지는 모양새다.

경제계 거물급인 이들은 올해 초 각각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한국무역협회(무협) 회장에 올라 새로운 라인업을 구성했다.

경제계가 모두 인정하는 재계 어른 손경식 CJ 회장이 중심을 잡은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신임 단체장으로 합류하며 ‘경제계 어벤져스’를 만들었다.

4대 그룹 회장인 최 회장의 합류는 경제단체장 급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 또 구 회장은 고위공직자 관료출신으로 굳어진 무협 회장 자리를 15년 만에 기업인으로 다시 바꾸며 분위기를 쇄신했다.

이같은 경제계 어벤져스로 불리는 ‘최-경-열’ 라인업이 구축된 지 약 3개월. 대기업 등과 소통이 부족했던 문재인 정부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017년 정권을 잡은 문재인 정부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렸던 제계와의 소통이 역대 정권에 비해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경-열’ 라인업이 경제계 총대를 메고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하자 문 대통령도 움직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말 상공의날 기념식장에 참석한 이후 올해부터 이례적으로 기업과의 소통에 신경 쓰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실제 4월엔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이 문 대통령의 지시로 경제 5단체를 잇따라 방문하며 깊이 있는 소통 행보에도 나섰다. 이어 김부겸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들까지 연이어 이들 ‘최-경-열’ 라인업을 만나며 예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엔 문 대통령이 직접 4대그룹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 경제계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이로 인해 경제계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보완’부터 ‘불필요한 규제 개선’, ‘52시간제 시행 유예’ 등 4년여 동안 쌓여있던 답답함을 약 3개월 만에 쏟아내는 기회를 잡게 됐다.

물론 문 대통령의 이같은 움직임은 정권 말기 스킨십을 늘리기 위한 정치적인 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여느 정권 말기와는 다른 분위기다. ‘최-경-열’ 라인업이 ‘이재용 부회장 사면’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재용 사면은 문 대통령이 공약한 5대 중대 부패 범죄사면 제한을 무너뜨리는 만큼 부담이 상당하다. ‘최-경-열’ 라인업의 파워가 원칙을 고수하며 움직이지 않던 정부를 꿈틀거리게 만들고 있다.

kja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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