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빅3 '포럼 정치' 골 아픈 의원들… 줄타기 도구 전락
與 빅3 '포럼 정치' 골 아픈 의원들… 줄타기 도구 전락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5.25 13: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명, 성공·민주평화광장·공명 포럼 등 세력 공고화
이낙연은 신복지·연대공생 포럼 등 기반으로 '맹추격'
포럼, 국정철학 밝힐 기회지만 줄타기·세과시 부작용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여권 내 차기 대통령 선거 주자 3인방이 '포럼 정치'로 세력 확장에 들어간 모양새다. 자신의 국정운영 철학을 내세울 기회로 꼽히지만, 일각에선 기존 '계파' 정치를 답습할 우려를 지적하기도 한다.

25일 <신아일보> 취재 결과, 현재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지지하는 포럼은 △성장과 공정 포럼△민주평화광장 △공명 포럼 등이 있다. 이 지사 지지 포럼은 5월 들어서만 2곳이 출범했는데, 지난 13일 발기인 1만5000명 규모의 '민주평화광장'이 면모를 드러냈다. 주요 인사로는 조정식 의원과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있다.

이어 20일에는 김병욱·민형배 의원 등 이재명 계열의 현역 의원 35명을 중심으로 '성장과 공정 포럼'이 출범했다. 다음달 10일에는 1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국내외 지원 조직 성격의 '공명 포럼'까지 발족할 예정이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한 포럼은 '신복지 포럼'과 '연대와 공생' 등이 있다. 이 전 대표는 전국 17개 시·도마다 '신복지'라는 이름을 건 포럼을 출범시키고 있는데, 설훈·박광온 의원 등 8명을 포함해 2만1000여명이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연대와 공생'의 경우 정책 연구소 역할을 하면서 사실상 대선 공약 지원 조직 성격을 갖는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경우 총리 재직 때 만든 '광화문 포럼'을 기반으로 대권 행보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미 가입한 현역 의원이 65명이고, 2012년 18대 대선 경선에 도전하면서 만든 전국 단위 조직 '국민시대' 역시 재건 양상을 보이고 있다. 3만5000명 규모의 '우정포럼'도 핵심 지지 기반이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21일 오후 강원 춘천시 스카이컨벤션에서 열린 신복지 강원포럼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펼침막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21일 오후 강원 춘천시 스카이컨벤션에서 열린 신복지 강원포럼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펼침막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017년 대선 후보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외 더불어포럼과 정책공간 국민성장, 10년의 힘,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국민 아그레망 등 포럼 조직으로부터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받은 바 있다.

포럼은 한 분야나 의제를 두고 연구하는 회의체다. 한국 정당 정치가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포럼은 대권 주자가 당론이나 정강·정책 등에 구애받지 않고 큰 그림을 묘사할 수 있다.

실제 포럼 이름이나 토론회 주제를 보면 저마다의 지향점을 알 수 있지만, 사실상 지지층 운영 기반이란 시선이 대다수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전문가 등이 얼마나 동참하고 있는지 여부나 주요 참여 인사 명단이 후보의 입지를 보여주는 방증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른바 의원 내 '줄타기' 도구로 전락하면서 순기능보다 부작용이 클 것이란 우려가 상당하다. 여러 문제를 고려해 여권 안에선 포럼 정치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인사도 나왔다.

여당에서 가장 먼저 대권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의원은 "국민은 줄 서 있는 국회의원의 머리 숫자를 보지 않는다"며 "세와 조직을 과시하려고 하는데, 매우 낡은 정치 문법"이라고 맹비난했다.

거대 세력과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을 이용하는 주자도 있다. 27일 대선 도전을 공식 선언할 이광재 의원은 비대면 시대에 맞는 '디지털 캠프'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창립총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창립총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 석대성 기자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