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날' 못 웃는 르노·쌍용·GM…판매 부진에 노사마저 불화
'자동차의날' 못 웃는 르노·쌍용·GM…판매 부진에 노사마저 불화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5.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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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기 자동차연합회장 "협력해야"…갈등 중심 저효율·고비용 지적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쉐보레 로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쉐보레 로고.

12일 제18회 자동차의 날을 맞은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GM(쉐보레)은 웃을 수 없다. 이들 3사는 생산·판매량 감소→구조조정→노동조합 파업→생산·판매 차질이라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관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쌍용차, 한국GM 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노사 간 갈등을 중심으로 한 저효율·고비용이 꼽힌다.

정만기 자동차연합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18회 자동차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외국인 투자 3사의 생산과 판매가 계속 줄면서 심각한 적자를 보이고 있다”며 “문제의 근원은 노사 간 갈등, 저효율·고비용”이라고 지적했다.

르노삼성차, 쌍용차, 한국GM 등 외국인 투자 3사의 위기 돌파구 마련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르노삼성차는 올해 들어 4월까지 국내·외에서 총 3만1412대 판매됐다. 이는 전년 동기 4만1477대 대비 24.3% 감소한 수치다.

앞서 르노삼성차는 지난 1월 ‘서바이벌 플랜’을 가동하며 2월까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8년 만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 3월에는 수요 감소에 따른 생산량 조절을 위해 주간 1교대로 전환하고 남는 인력 280여명을 순환 휴업하도록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르노삼성차 노사는 전면파업과 직장폐쇄로 맞서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아직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체결을 하지 못했다. 또 노조는 최근 사측의 인천, 창원 등 일부 AS 직영 사업소 폐쇄 방침에도 반발하고 있다.

한국GM은 올해 들어 4월까지 국내외서 총 11만1479대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 4월 판매량만 보면 2만1455대로 전년 동월 대비 25.4% 줄었다.

한국GM 노사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하지만 갈등이 예상된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월 기본급 9만9000원 정액 인상과 성과급·격려금 등 1000만원 이상 수준의 일시금 지급을 요구한다. 또 노조는 사측에 구조저정, 공장 폐쇄 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인천 부평1·2공장과 경남 창원 공장에 대한 미래 발전을 요구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GM의 불안정한 노사 관계는 단순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를 넘어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앞서 카허 카젬 사장은 지난 달 말 검찰로부터 출국정지 조치를 받았다. 카허 카젬 사장은 지난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한국GM 국내 공장에서 24개 협력업체로부터 근로자 1719명을 불법 파견 받은 혐의를 받는다.

당초 카허 카젬 사장은 같은 혐의로 지난해 법무부로부터 출국정지 처분을 받은 뒤 정지 기간이 연장되자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지난 달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출국정지 기간 연장 처분 취소 판결을 받았다. 카허 카젬 사장은 판결 이후 미국 GM 본사로 향해 한국GM의 미래 계획과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 등에 대한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카허 카젬 사장은 이번 검찰의 출국정지 조치로 다시 발이 묶이게 됐다.

법정관리 10년 만에 다시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 쌍용차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쌍용차는 올해 들어 4월까지 국내·외에서 총 2만30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25.7% 감소한 수치다.

쌍용차는 지난달 조직 개편을 통해 전체 조직의 23%를 축소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상근 임원 수도 현재 26명 수준에서 16명으로 38% 줄이기로 했다.

아직 쌍용차 노사 갈등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노조는 일방적인 임금 삭감과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있어 앞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정 회장은 “무엇보다 각 기업의 글로벌 생산거점 간 생산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경영층, 근로자 그리고 협력업체들이 한 팀 이라는 인식하에 적극적인 협력 관행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