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 "씨티은행 소매금융 인수 매력 없어"
국내 금융지주 "씨티은행 소매금융 인수 매력 없어"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1.04.2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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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온라인 전환 추세…영업망 확장 요구 낮아
지방 금융그룹 역시 기존 은행에 집중…"검토 의사 없다"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씨티그룹이 한국에서 소비자금융을 철수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사업 매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국내 금융지주 중 인수 의사를 내비친 곳은 없다. 5대 시중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들은 온라인 영업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오프라인 영업망 확보가 불필요하다는 생각이고, 지방 금융지주 역시 기존 은행에 집중한다는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 

22일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지난 15일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에서 소비자금융 출구 전략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장기적으로 수익을 개선할 사업 부문에 투자와 자원을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을 단순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번 계획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를 두고 한국씨티은행은 씨티그룹이 한국에서 소비자금융사업을 중단하는 대신 기업금융사업에  더욱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소비자금융사업에 대한 철수와 매각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며 "추가적인 계획이 나오기 전까지 고객들에게 동일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옛 명성 잃은 '씨티'…활용도 낮아

은행권에서는 씨티은행 소비자금융사업 매각 금액을 약 2조원 규모로 내다본다. 이 금액을 지불할 여력이 되는 곳으로 금융지주사들을 우선 생각할 수 있지만, 5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곳은 없다.

우선,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이미 전국적으로 탄탄한 은행 영업망을 구축한 상태여서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인수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최근 금융업계는 오프라인 영업을 줄이고 온라인 영업을 확대하는 추세"라며 "전국적인 영업망도 이미 촘촘하게 만들어 놓은 상황으로, 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매각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사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농협금융도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5대 금융지주가 씨티은행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는 현재로서는 씨티은행을 통해 얻을 만한 경쟁력 강화 요소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A 금융지주 관계자는 "씨티은행은 국내에서 WM(자산관리) 부문 강자로 알려져 있었지만, 현재는 시중은행들이 그 수준을 많이 따라왔다"며 "글로벌 리테일 영업에 대한 노하우를 얻고자 하거나 기존 리테일 영업이 약한 금융사에서 인수자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사진=한국씨티은행)
서울시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사진=한국씨티은행)

◇ 수도권 확장보단 지방은행 본연 역할 충실

지방 금융지주는 씨티은행 소매금융 인수를 수도권 영업망 확대의 기회로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도시에 기반을 둔 BNK금융과 DGB금융, JB금융은 씨티은행 소비자금융사업 인수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BNK금융과 JB금융은 각각 경남은행과 부산은행,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들 금융지주는 사업망을 확장하기보다는 기존 은행의 내실을 다지는 데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JB금융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씨티은행 매각 인수자 중 하나로 언급됐는데, 내부적으로 인수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에 더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한국씨티은행 철수설이 나올 때부터 강력한 인수 후보로 언급된 DGB금융지주도 인수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DGB금융 관계자는 "소매금융 영업을 확장하기 위한 인수를 고려하고 있지 않고, 수도권 진출에 대해 아직 생각해둔 바가 없다"며 "지방은행 본연의 목적인 중소기업 대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 중 은행을 보유하지 않은 메리츠금융지주도 씨티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메리츠금융지주 관계자는 "인수를 통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 없다"며 "현재 운용하는 사업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사업 매각에 대한 가능성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지 일주일 정도 지났지만, 아직 적극적인 인수 후보자가 없는 상황이다. 매각 시 소비자금융사업을 '통매각'하거나 카드·WM(자산관리) 부문 분할 매각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손에 잡히는 건 없다.

B 은행 관계자는 "실제 매각이 진행됐을 때, 인수자들이 많이 등장했을 때 그들의 필요에 따라 통매각이나 분할매각 등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적극적인 인수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는 여러 시나리오에 대한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소매금융 출구전략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eykan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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