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분쟁 전격 합의…오전 공식 발표
LG-SK, 배터리 분쟁 전격 합의…오전 공식 발표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4.11 0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한 하루 앞두고 이뤄져
LG에너지솔루션 로고(위)와 SK이노베이션 로고(아래).
LG에너지솔루션 로고(위)와 SK이노베이션 로고(아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 대해 전격 합의했다.

11일 양사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주말 사이 이뤄졌으며 이날 오전 합의 내용을 발표한다.

앞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2월10일(현지시간) 양사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 최종 결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다. SK이노베이션에는 10년 수입금지 제재를 내렸다.

양사는 ITC 최종 결정 이후에도 60일 가까이 배상금 액수에 합의하지 못했다. LG는 배상금 3조원 이상을, SK는 1조원 수준을 제시하는 등 격차가 커 합의가 쉽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바이든 대통령 거부권 행사 방어에 힘썼고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사업 철수까지 거론하며 미국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ITC가 결정한 SK이노베이션의 수입금지 조치는 무효화됐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사업도 차질 없이 운영될 전망이다.

이번 합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대통령의 거부권 시한은 ITC의 최종 결정일로부터 60일째인 한국시간 기준 12일 오후 1시까지였다.

이번 전격 합의는 사실상 미국 정부의 중재로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ITC 최종 결정 이후 백악관을 대신해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검토해왔으며 막판까지 양사의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 정부의 합의 요구는 자국 내 일자리 창출 문제와 바이든 대통령의 지식재산권을 중요시하는 지론이 상충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배터리 등 전기차 공급망 체계 강화를 계획한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으면 SK이노베이션 공장이 위치한 미 조지아주 내 일자일 창출에 차질이 빚어진다.

반대로 거부권을 행사하면 평소 지식재산권을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론과 동떨어진 결정을 하게 된다.

우리 정부도 지난 2월 미 ITC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정세균 국무총리 등이 양사에 합의를 촉구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