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반복되는 국책은행 인력난, 실마리 찾아야
[기자수첩] 반복되는 국책은행 인력난, 실마리 찾아야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1.03.24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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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성인남녀 18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워라밸과 연봉 중 선호 조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 중 71.8%는 연봉보다 워라밸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런 선택의 이유로는 '취미활동 등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해서(58.7%,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아무리 고연봉이라 하더라도 야근과 주말 근무 등 추가 근무로 인해 퇴근 후 삶이 없는 곳을 선택하는 이들이 적어졌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퇴근 후 자신의 일상을 보상받을 수 있으면서 높은 임금까지 받을 수 있는 곳은 젊은 취준생들에게는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특히, 국책은행은 취준생들에게 꿈의 직장 중 하나로 꼽힌다. 금융공공기관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주면서, 정부 정책에 따라 주 52시간제도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백대 일 경쟁률을 뚫고 어렵게 입사한 국책은행이 상상했던 만큼 워라밸을 챙기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국책은행 직원들은 한정된 인원으로 수많은 업무를 감당하고 있어 매일 업무 과중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한 수많은 자금 지원과 정부의 뉴딜 정책 지원까지 감당해야 했으니 워라밸을 기대하고 입사한 국책은행 직원들은 매일 수많은 업무에 허리가 휘고 있다.

국책은행에서는 업무 과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력을 증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재부 예산 편성에 따라 사업을 운영하는 만큼 정해진 비용 안에서 인력을 운용하려면 국책은행에서 원하는 인원을 모두 채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재부도 할 말은 있다. 모든 공공기관에 형평성에 따라 예산을 분배하는데, 업무가 많다는 이유로 국책은행에만 따로 추가적인 비용을 배정하는 건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책은행 직원들의 업무 과중 문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부에 지원 정책이 많아지거나 해당 업무와 관련된 일이 부지기수로 생길 때면 국책은행 인력난 얘기는 매번 발생했다.

이제는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 실마리를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각자 입장에서 당장 필요한 것들만 요청하기보다는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해 어떤 과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정부가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설립한 국책은행이 자신들의 업무를 온전하게 수행해 국민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업무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