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 구두 친서 교환…“북·중 단결·협력 강화” 강조
김정은-시진핑, 구두 친서 교환…“북·중 단결·협력 강화” 강조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1.03.2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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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 세력 광란적 비방, 중상에도 친선·국방 강화”
(사진=연합뉴스)

김정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구두친서를 교환하고 북·중 간 단결과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은 두터운 동맹 관계에 기초해 양국 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해야 할 시대적 요구에 따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와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 동지에게 구두 친서를 보내 노동당 제8차 대회 정형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구두친서에서 “한반도 정세와 국제관계 상황을 진지하게 연구, 분석한 데 기초해 국방력 강화 및 북남 관계, 북미 관계와 관련한 정책적 입장을 토의 결정한 것을 통보했다”며 “적대 세력의 전 방위적인 도전 및 광란적 비방, 중상모략에 대처해 양국이 단결해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사회주의를 굳건히 수호해 나가면서 기초적으로 부유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투쟁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들을 이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친서 내용으로 볼 때, 최근 중국이 홍콩과 신장 인권과 관련해 영국 등 서방국가로부터 압력을 받는 가운데 김정은이 중국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정은은 “친선, 단결의 위력으로 사회주의 위업을 활력 있게 전진시켜 나갈 것”이라며 “중국공산당 창건 100돌과 북·중 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대한 조약체결 60해를 맞이하는 올해 양국의 협력이 잘 이뤄져 북·중 친선 관계가 시대적 요구에 부합할 수 있도록 승화,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은 시진핑 주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과를 높이 치켜세웠고, 시 주석도 구두 친서를 통해 한반도 정세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냈다.

시 주석은 “국제와 지역 정세는 심각히 변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수호하며 지역의 평화 및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서는 새로운 적극적 공헌이 필요하고, 또 할 용의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국 정상의 구두 친서 교환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압박 중인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 15∼18일 외교·국방 관계자가 한국에 이어 일본을 방문해 (2+2) 회담을 열고 북한과 중국을 ‘위협국’으로 규정했다.

18∼19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개최된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양국이 공개적 갈등양상을 보이며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중 양국 지도자의 구두친서 교환은 양국이 협력해 미국에 맞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앙통신은 북·중 최고 지도자의 구두 친서가 교환된 구체적인 날짜 및 경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신화통신은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22일 베이징에서 리룡남 신임 중국 주재 북한 대사를 만나 양국 최고지도자의 구두 친서를 주고받았다고 보도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