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법인' 배당·우량주로 수익 확대
'동학법인' 배당·우량주로 수익 확대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3.2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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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법인고객 주식 매수금액 전년 대비 415.7%↑
(자료=삼성증권)
(자료=삼성증권)

주식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을 일컫는 '동학개미'에 이어 법인들도 주식투자를 늘리는 '동학법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이 법인 고객 3500여개사의 투자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법인의 작녁 주식 매수 금액이 2019년 대비 415.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법인의 전체 주식 매수 금액의 합계를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 들어서도 2월까지의 월평균 주식 매수 금액이 작년 월평균 주식 매수 규모 대비 63.5% 늘어나는 등 법인들의 주식매수 열기는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다. 해외주식으로 투자대상을 압축할 경우 2019년 대비 작년 기준 약 9배가 증가했고, 올해에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식투자를 하는 법인의 수도 크게 늘었다. 작년 주식을 매수한 법인의 수는 2097개사로, 2019년 1002개사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동학법인이 늘고 있는 이유로는 규제부담이 커진 부동산과 절대금리수준이 크게 낮아진 확정금리상품의 매력이 낮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상훈 삼성증권 영업솔루션담당은 "과거 금리형 자산에 치중됐던 법인의 운용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데에는 높아진 주식 시장의 매력이 크게 작용했다"며 "향후 백신보급이 늘고 경제회복이 가시화 되면 기업들의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주식 투자를 원하는 법인들로서는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더욱 늘어나 투자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법인 고객들이 작년부터 올해 2월까지 투자한 국내주식 종목 대부분은 시가총액 상위에 이름을 올린 종목들로, 삼성전자·LG화학·SK하이닉스·현대차 등이었다. 이들 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경우 작년 평균 주가 상승률은 75.7%를 기록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30.8%)의 2배를 넘어섰다.

또, 위의 종목들의 경우 전체 시장(유가증권시장·코스닥)에 상장된 종목의 평균 배당 성향을 10%p 이상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 법인 고객의 경우 안정적인 대형 우량주이면서 매년 일정한 캐시플로우도 확보되는 고배당성향의 종목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법인들의 해외주식 매수 상위 10개종목에는 작년 한 해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 매수 상위 50위에 들지 않은 종목이 4개나 포함돼 있었다. 이는 법인의 경우 자신이 영위하고 있는 산업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장성 높은 글로벌 종목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전자 부품 제조업체인 A사는 부품값 상승에 따른 2021년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전망해, 관련된 산업 섹터가 크게 성장할 것을 기대하며 해외 IT 업종에 분산 투자해 투자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이처럼 높아진 법인의 주식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해당 PB와 함께 본사의 리서치와 상품부서들이 함께 법인별 맞춤형 주식 컨설팅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재훈 삼성증권 채널영업부문장 부사장은 "단순 금리형 상품을 넘어 주식 등으로 운용 자산과 투자패턴이 다변화된다는 것은 투자대상 선별과 사후관리, 관련 세제 등 법인고객이 원하는 관련 서비스도 복잡하고 다양해 짐을 의미한다"며 "리서치와 상품개발 등 지원부문 전문가의 역량과 다년간 진행한 자산관리 경험을 토대로 법인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