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안철수→금태섭 내리 갈굼?… 토론 무산 위기에 압박
김종인→안철수→금태섭 내리 갈굼?… 토론 무산 위기에 압박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2.15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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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안철수 겨냥 "자유자재로 답변할 수 있는 역량 가져야"
안철수 "토론할 것이고 실무적인 것만 남아"… "금태섭 측 억지"
(왼쪽부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4·7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 1차 방송 토론이 무산 위기에 처하자 국민의힘에서도 지적이 나온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앞에 두고 범야권이 다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국민의당 안 대표를 겨냥해 "국민이 물어보는 사안에 대해서 자유자재로 답변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정치인으로서의 자세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 쪽은 자유롭게 토론하자고 하고, 다른 한 쪽에선 고정된 질문에 답변만 하자는 입장을 고집해선 토론이 될 수 없다는 게 김 위원장 지적이다.

금 전 의원은 전날 "1차 방송 토론 진행이 어려워졌다"며 "토론을 두려워한다면 시민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겠느냐"고 안 대표를 비판한 바 있다.

김 위원장도 금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안 대표가 방송 토론에 소극적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안 대표와 국민의힘 예비후보 간 얘기가 오고간 '서울시 공동운영'에 대해선 "연립정부라는 말 자체를 이해하지 못 하겠다"며 "서울시에 연립정부라는 게 어떻게 형성될 수 있을 것이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며 토론은 할 것이란 입장을 피력했다.

같은 날 안 대표는 "TV 토론은 하기로 한 것이고, 실무적이고 아주 세부적인 것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TV 토론은 당연히 하게 될 것이고, 금주 안에 하게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토론이 무산된 결정적인 부분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연락온 것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방송사 주관 TV 토론을 1회만 허용하는데, 후보가 자체적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여기에 관심 있는 방송사가 행사를 중계하는 건 횟수에 포함하지 않는다.

안 대표는 금 전 의원과 1차 경선 후 국민의힘에서 선출한 후보와 최종 단일화 경선을 치른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 후보와의 방송 토론으로 한 번의 기회를 쓰면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는 TV 토론을 할 수 없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 사무총장은 "최소한 국민의힘에 양해는 구해야겠다고 설명했다"며 "거기도 중요한 단일화의 한 축이기 때문"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그러면서 "그런데 금 후보 측은 '그런 것 다 필요없다, 무조건 TV토론을 해야 한다'고 계속 억지를 쓴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대표 측은 방송사 주관 토론이 아니라 후보가 자체적으로 토론회를 열고 구독자 많은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금 전 의원 측이 거절했다는 입장이다.

이 사무총장은 "다 받아들이라고, 원하는 대로 해주라는 게 안 대표 생각이었다"며 "금 전 의원 측에서 15일 방송 토론을 원한다면 국민의힘과의 정치적 부담을 지겠다고까지 하고 양보해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입장에선 방송사 주관 토론도 하고, 금 전 의원 측이 생각하는 방송사로 하는 것까지 허용한다면 적어도 토론 방식에 있어선 우리 입장을 존중해 달라는 의견이었다"며 "그 부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모 방송사로부터 밤 늦게 연락이 왔고, 이미 편성이 다 된 것처럼 기정사실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무리 상대가 말한 방송사를 존중하더라도 그것은 양자 합의 이후 공동으로 방송사에 토론 요청을 하는 게 정상인데, 우리는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연락이 온 것"이라며 "협상에 있어서 기본 원칙과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우리가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덧붙여 "저희는 국민의 알권리를 제대로 (보장)하려면 주제가 명확해야 하고, 주제 없이 '묻지마 토론'을 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금 전 의원 측에) 실무 협의를 진행하자고 요청했는데, 그 쪽이 일체 응하지 않고 있다"며 "원만한 토론을 희망한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발표하는 모순된 행동을 보였다"고 비난했다.

다만 "원칙과 규정에 크게 어긋나는 게 아니면 끌어안고 가 달라는 게 안 대표의 요청"이라며 "우린 모든 것을 안고 갈 의지가 있기 때문에 실무 협상에 임해달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