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5000억 적자' SK이노베이션, 믿을 건 '배터리'
'2조5000억 적자' SK이노베이션, 믿을 건 '배터리'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01.2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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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실적 악화 속 배터리사업 홀로 매출 성장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배터리아메리카배터리(SKBA) 조지아공장 건설 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배터리아메리카배터리(SKBA) 조지아공장 건설 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작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조 단위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배터리 사업은 급격히 성장하며 사상 첫 조 단위 매출을 올렸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와 소재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로 생산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29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 34조1645억원, 영업손실 2조568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매출은 30.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19 영향에 주력 사업들이 침체에 빠진 탓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모든 사업부문이 전년대비 매출 감소세를 보였다. 석유개발 매출은 1년 전보다 91.1% 줄었고 석유와 화학, 윤활유 사업도 각각 36.7%, 26%, 17.6%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년 만에 대부분 적자 전환했다. 주력인 석유사업의 영업손실은 2조2228억원에 달했고 화학(-1212억원), 석유개발(-48억원)도 적자로 돌아섰다. 윤활유 사업은 262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이는 전년대비 10.7% 감소한 성적이다.

반면 배터리 사업은 성장세를 보였다. 작년 배터리사업의 매출은 전년대비 133.2% 증가한 1조6102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이 조 단위 매출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해외 공장의 초기 비용 영향으로 42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작년 양산을 시작한 헝가리 1공장과 중국 창저우 공장의 안정적인 가동으로 배터리 사업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점차 증가하면서 배터리 시장규모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2023년까지 85GWh(기가와트시), 2025년까지 125GWh 이상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2025년 목표였던 100GWh에서 25GWh 이상 추가 증설을 결정했다.

우선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부터 중국 옌청과 혜주 공장에서 배터리를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해외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SK이노베이션의 전체 베터리 생산능력은 총 40GWh에 이른다.

헝가리에선 내년 1분기 제 2공장(9.8GWh), 2024년 1분기 제 3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또 미국 조자아주에서도 내년 1분기 1공장(9.8GWh), 2023년 1분기 제 2공장(11.7GWh)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소재사업은 최근 분리막 해외 설비 증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충청북도 청주·증평 공장(5억3000만 제곱미터(㎡) 규모)과 중국 공장(3억4000만㎡)이 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연간 생산능력은 8억7000만㎡ 규모다. 폴란드 등 해외 공장들이 순차 가동하면 올해 말 생산능력은 13억7000만㎡, 2023년엔 18억7000만㎡에 달할 전망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코로나19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경영환경 속에서도 회사의 신성장 사업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실현되고 있다”며 “신규 사업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에서도 친환경(Green) 중심의 전면적이고 근본적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악화와 신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상황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중장기 주주환원 방안을 수립 중이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