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선전포고
[e-런저런] 선전포고
  • 신아일보
  • 승인 2021.01.1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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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열린 북한 노동당 8차 대회가 연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유는 5년마다 열리는 이번 당 대회에서 개정된 규약의 내용 탓이다.

북한은 당 규약 서문에 ‘공화국 무력의 지속적인 강화’와 ‘국방력에 의거한 통일추진 과제’를 새롭게 명시했다. 지난 2016년 7차 당 대회 당시 개정된 당 규약에는 ‘자위적인 전쟁억제력 강화’라는 성과만 언급했던 북한이 말 그대로 ‘국방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북한에서는 당 규약을 헌법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사업총화보고에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 공화국은 책임적인 핵보유국”이라고 선언하면서 핵 무력 증강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정리하자면 지금까지는 한반도에서 미국 등 강대국의 지배와 간섭을 몰아내기 위해 힘을 키웠다면, 이제부터는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등 보다 강력한 힘으로 조국통일을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물론 북한의 이 같은 행보가 오는 20일 공식 출범을 앞둔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비롯한 대외압박용 수단일 수도 있다.

바이든은 대북정책에 있어 김정은과의 ‘브로맨스’를 자랑했던 트럼프와 달리 김정은을 향한 ‘러브레터’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오바마 정부의 ‘대북 압박’ 카드를 다시 꺼내들 것으로 판단되는 이유다.

북한의 ‘선전포고’가 남북관계는 물론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자주 삐걱거렸던 한미관계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궁금해진다.

/한성원 스마트미디어부 차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