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멀어진 연말 대목 '간편식·배달'로 만회 총력
특급호텔, 멀어진 연말 대목 '간편식·배달'로 만회 총력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12.2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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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부터 수도권 5인 이상 집합금지로 성수기 타격
롯데·신세계·한화·GS, 비대면 마케팅 새로운 수익원
심야 드라이브스루, 고급 밀키트 도입 등 영업다각화
문석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대표(가운데)가 호텔 셰프들과 ‘63다이닝키트’를 직접 시연하는 모습. 한화H&R은 간편식을 새 먹거리 사업으로 삼고, 체험형 O2O 사업을 강화한다. (제공=한화H&R)
문석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대표(가운데)가 호텔 셰프들과 ‘63다이닝키트’를 직접 시연하는 모습. 한화H&R은 간편식을 새 먹거리 사업으로 삼고, 체험형 O2O 사업을 강화한다. (제공=한화H&R)

호텔업계는 연말 대목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간편식 출시와 배달 서비스 도입 등 비대면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명대로 급상승한 만큼 호텔업계에 미칠 파장은 크다. 특급호텔들은 일찍부터 객실과 F&B(식음시설) 등 시설 전반에 엄격한 방역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서울시를 비롯한 수도권 전 지역이 이날 0시부터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이 발동되는 등 사실상 최고 수준인 3단계에 준하는 조치로 연말 대목을 놓쳤다는 시각이 크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은 호텔 최대 성수기로, 모임들이 집중돼 프로모션을 공격적으로 해왔다”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소비자 불안이 크다보니, 지난주부터 식음업장 예약 취소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과 달리 집에서 연말을 보내는 수요가 많아 대목은 이미 놓친 것과 다름없다”면서도 “비대면 마케팅으로 어떻게든 만회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실제, 롯데·신세계·한화·GS리테일 등 대기업 계열 특급호텔의 비대면 마케팅은 연말을 맞아 더욱 강화되고 있다. 

롯데호텔 서울은 늦은 밤에도 호텔 레스토랑 음식을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더 나잇 플렉스’ 상품을 선보였다. ‘더 나잇 플렉스’는 싱글·커플·패밀리 등 인원수에 맞춰 상품 구성을 달리했으며, 밤 9시부터 익일 새벽 5시까지 심야 드라이브 스루는 물론 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롯데호텔은 지난 3월 업계 처음으로 드라이브 스루 판매를 도입했다. 심야 드라이브 스루 역시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연말시즌이 다가오자 드라이브 스루 판매량(도시락)은 11월 기준 전월보다 30%가량 늘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언택트 상품군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레스토랑 간편식(RMR) 개발로 코로나19로 타격이 큰 식음업장 매출을 만회하고 있다. 지난 8월말 선을 보인 ‘조선호텔 유니짜장·삼선짬뽕’ 간편식 2종은 출시 100여일 만에 판매량 10만개를 돌파하면서, 새로운 수익사업으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모델들이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밀키트 간편식 제품 조선호텔 유니짜장과 삼선짬뽕을 선보이고 있다. (제공=이마트)
모델들이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밀키트 간편식 제품 조선호텔 유니짜장과 삼선짬뽕을 선보이고 있다. (제공=이마트)

조선호텔 간편식은 신세계조선이 운영한 중식당 ‘호경전’의 대표 메뉴를 재현한 밀키트(Meal-kit, 식사키트)다. 그간 온라인 SSG(쓱)닷컴에서만 판매했으나, 소비자 호응에 이달부터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까지 판매처를 확대했다. 앞서 선보인 프리미엄 볶음밥도 쓱닷컴·마켓컬리에서 판매 중인데, 11월 누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 성장했다.
 
신세계조선 관계자는 “중식 밀키트 판매량은 내달 중 15만개 돌파가 유력하다”며 “간편식 신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판매처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간편식을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판단하고, 역량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국내 밀키트 1위 사업자 ‘프레시지’와 손잡고 ‘63다이닝 키트’를 선보였고, 기대 이상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63레스토랑과 더플라자호텔 레스토랑 수석 셰프들이 직접 메뉴 선정과 개발에 참여했으며, ‘양갈비 스테이크’ 등 고급 메뉴부터 ‘얼큰 소고기전골’, ‘설악황태진국’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메뉴까지 선택의 폭을 다양화했다. 도원·세븐스퀘어·슈치쿠 등의 일품요리를 집에서 데워 먹을 수 있는 ‘투고(To go)’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한화H&R의 밀키트 간편식 6종. (제공=한화H&R)
한화H&R의 밀키트 간편식 6종. (제공=한화H&R)

한화호텔 관계자는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간편식·투고 서비스 이용객은 매월 10% 이상 늘었고, 투고의 일부 메뉴 판매량은 5배 이상 증가했다”며 “체험형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을 적극 추진해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 계열의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연말 홀리데이 투고 상품의 12월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2.5배가량 늘었고,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50% 이상 신장했다. 파르나스호텔은 연말 투고 상품군을 더욱 늘리는 한편, 뷔페 인기 메뉴를 엄선한 ‘그랜드 키친 홈다이닝 투고’를 내년 2월 말까지 드라이브 스루로 판매하는 등 비대면 영업을 강화한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