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불편한 진실
[e-런저런] 불편한 진실
  • 신아일보
  • 승인 2020.12.2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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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첫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허쉬’는 영화배우 황정민이 8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컴백하는 드라마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실제 기자 출신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기자들의 일상을 리얼하게 풀어낸 소설 ‘침묵주의보’를 원작으로 한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왠지 모를 불편함이 느껴졌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이 드라마가 기자와 언론사, 그리고 이 둘을 아우르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예컨대 기자들이 ‘제목 낚시’와 ‘기사 복붙(복사하기+붙여넣기)’ 등을 일삼는다던가, 신문이 인쇄되기가 무섭게 계란판 등으로 재활용되는 드라마 속 현실은 부정하고 싶지만 부정할 수만은 없는 말 그대로 ‘불편한 진실’인 셈이다.

특히 지방대 출신이라는 편견에 짓눌려 끝내 기자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인턴기자의 마지막 기사이자 유서 속에 투영된 취업준비생들의 현실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이 기사의 제목은 흔히 말하는 ‘No pain, No gain(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이 아닌 ‘No gain, No pain(얻으려고 하지 않으면 고통도 없다)’이다. 세상이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에 억지로 자신을 끼워 맞추려 할수록 고통스러워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미래가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할 수 없는 삶, 행복해지기 위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불행해지지 않으려 도망치는 삶은 죽음이나 다름없다”고 부르짖는 인턴기자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한성원 스마트미디어부 차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