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 정밀농업 앞세워 제2 도약 시동…정체성 차별화
대동, 정밀농업 앞세워 제2 도약 시동…정체성 차별화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12.20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악재, 농기계시장 정체 불구 내수·북미지역 호조
김준식 회장 신임 속 원유현 사장 새 성장동력 찾기 주력
'미래농업 리딩기업' 목표 솔루션 기업 변모, 사명도 바꿔
대동공업은 지난 12월10일 서울사무소에서 온라인 중계 방식의 ‘사명 변경&NEW CI 선포식’을 개최했다. 김준식 대동공업 회장(왼쪽 4번째)과 원유현 총괄사장(왼쪽 5번째), 이성태 영업총괄사장(왼쪽 6번째)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제공=대동)
대동공업은 지난 12월10일 서울사무소에서 온라인 중계 방식의 ‘사명 변경&NEW CI 선포식’을 개최했다. 김준식 대동공업 회장(왼쪽 4번째)과 원유현 총괄사장(왼쪽 5번째), 이성태 영업총괄사장(왼쪽 6번째)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제공=대동)

대동공업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도 국내와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매출을 꾸준히 끌어올리면서 성장을 가속화 한다는 방침이다.

대동공업은 70여년 이상 고수한 사명을 ‘대동(DAEDONG)’으로 바꾸고, 정밀농업에 초점을 맞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등 ‘제2 도약’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대동공업은 ‘미래농업 리딩기업’이라는 브랜드 강화 차원에서 CI(Corporate Identity)도 역동적이면서 도전적인 스타일로 변화를 줬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농기계 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대동의 실적 선방은 눈에 띈다.

대동의 올 3분기 누계 연결기준 매출액은 6867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 정도만 줄었다. 영업이익은 486억원으로, 오히려 같은 기간보다 75억원 늘었다. 대면 마케팅 비용이 이전보다 줄어들고, 온라인쇼핑몰 개설 등 비대면 영업을 강화하면서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선방은 내수와 북미시장에서의 호조 때문이다. 내수 매출액(개별 기준)은 3분기 누계 2517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2492억원을 넘어섰다. 경제형과 고급형 투트랙 전략으로 농기계 시장을 공략하면서 콤바인과 이앙기 판매가 크게 늘었다. 

특히, 지속 줄고 있는 농업인구와 고령화를 감안해 출시한 ‘직진자율주행 이앙기’는 1인 모내기가 가능한 장점 때문에 전년과 비교해 판매량이 200% 이상 급증했다. 

북미법인은 전년 동기보다 20% 성장한 2881억원을 기록했다. 수출 브랜드 ‘카이오티(KIOTI)’를 앞세워 60마력 이하 중소형 트랙터와 승용잔디깎기 ‘제로턴모어(Zero-Turn-Mowers)’ 등의 판매 호조로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류현진 선수가 소속된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홈구장에 브랜드 광고를 공격적으로 전개하며 인지도를 높인 것도 매출 증대에 한몫했다. 

지난해 말 진행된 ‘북미 카이오티 딜러 대회’ (제공=대동)
지난해 말 진행된 ‘북미 카이오티 딜러 대회’ (제공=대동)

대동 관계자는 “지난해 진행한 880억원 규모의 앙골라 농기계 사업이 종료됐고, 올해엔 코로나19 악재를 맞았지만 해외 거래선과의 원활한 소통과 경영 효율성 제고로 위기를 헤쳐갔다”며 “올 4분기 실적도 괜찮을 것 같다”고 밝혔다.

대동은 KT 출신의 원유현 총괄사장 주도로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농업시장은 농가인구가 지속 줄면서 ‘생산성 극대화’가 최대 과제가 됐다. 존디어와 구보다, CNH 등 글로벌 농기계 브랜드들은 이를 극복하고자 첨단 IT기술을 접목시킨 ‘정밀농업(Precision Farming)’으로 농업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원 사장은 전통적인 농기계 제조에 머물다간 지속가능한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 자율주행과 농업용로봇 등 정밀농업으로 사업을 대폭 확장해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오너 2세인 김준식 회장의 높은 신임을 업고, 올 초 새롭게 신설한 미래사업추진실을 중심으로 정밀농업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대동은 원 사장 체제 이후 서울대,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잇달아 정밀농업·농업용로봇 개발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고, 인텔코리아와 소프트웨어 기업 펀진과도 농기계 자율주행·정밀농업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당시 원 사장은 “이번 MOU는 대동공업이 정밀농업으로 넘어가는 출발선”이라며 “정밀농업 솔루션과 자율주행 농기계를 빠르게 보급해 최소 노동으로 최대 생산의 농업이 가능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동은 또, 관련 분야의 여러 전문가를 ‘미래농업 자문단’으로 위촉하고, 정밀농업·자율주행 모빌리티·경영혁신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미래농업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나선다.

김준식 회장은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미래농업 리딩기업으로 변모하고자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며 “정밀농업 중심의 미래농업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동의 사명변경 안은 2021년 제7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parkse@shinailbo.co.kr